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아동 성학대 의혹을 받는 가톨릭 성직자가 7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검찰 측의 이번 수사 결과 발표는 특히 가톨릭 교회의 애초 발표 보다 무려 500명 이상 많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교회의 부실 조사와 대응이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등 파문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19일(현지시간) AP, AFP통신에 따르면 리사 메디건 일리노이주 검찰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일리노이주 가톨릭 교회 측이 애초 185명이 성학대에 연루됐다고 밝혔으나 예비조사 결과 이보다 500명 이상 많은 최소 685명으로 파악됐다고 공개했습니다.
매디건 총장은 또 교회 측의 자체 조사가 미비한 데다 상당수의 경우 관련 사실도 사법당국과 아동복지 당국에 통보조차 되지 않았다며 이번 수사로 가톨릭 교회의 자체 감시 기능이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습니다.
검찰은 해당 가톨릭교구가 최근 4개월간 성학대를 저지른 게 확실한 45명의 명단을 확보한 가운데 185건의 성학대 행위를 적발해 냈지만, 이는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사례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성명에서 "일리노이주 가톨릭교회가 성학대를 둘러싼 정확한 정보를 생존자나 교구 주민ㆍ일반인에게 제공해야 하는 도덕적 의무를 저버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검찰 보고서는 언제 성학대 주장이 제기됐고 해당 성직자가 누구인지 등에 대해서는 정확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검찰 대변인은 성학대 행위가 수십 년 전부터 이뤄졌으며 당사자가 이미 사망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리노이주 가톨릭교구 지도자들은 성학대 행위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성직자성학대생존자네트워크'(SNAP) 시카고지역 대표 래리 앤톤센은 주 검찰이 올바른 일을 하고 있고 수사는 더 진행돼야 한다면서 일리노이주 법원은 펜실베이니아주처럼 대배심을 열어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리노이주 검찰의 이번 성학대 수사 공개로 미국 내 가톨릭교회는 또 다시 타격을 받게 됐습니다.
펜실베이니아주 사법당국은 지난 8월 1940년대부터 70년에 걸쳐 가톨릭 사제 301명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사건을 계기로 다음 달 시카고에서 미국 주교 등을 만나 이 문제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
앞서 미연방 수사당국은 지난 10월 처음으로 가톨릭교구 성직자들의 성학대에 대해 전면 조사에 나섰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