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여자 축구국가대표팀 성폭행 파문'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전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가 최근 관련 의혹을 폭로하자 대통령까지 나서 진상 조사를 지시한 가운데 파문의 핵심으로 지목받은 축구연맹 간부들이 무더기로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아프간 현지 톨로뉴스와 뉴욕타임스 등은 아프간 법무부가 어제(9일) 아프간 축구연맹 회장 등 6명의 자격을 영구정지했다고 오늘(10일) 보도했습니다.
잠쉬드 라술리 아프간 법무부 장관 대변인은 조사 과정에서 위법 행위가 발생할 수 있어 이런 조처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자격정지 대상에는 케라무딘 케람 아프간 축구연맹 회장을 비롯해 부회장 등 간부와 골키퍼 코치 등이 포함됐습니다.
이들은 사무실과 해외 합숙훈련지 등에서 여자 국가대표 선수들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의혹은 지난달 말 전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이자 매니저였던 칼리다 포팔의 폭로로 불거졌습니다.
포팔은 협회 간부들과 트레이너 등이 선수들을 성적으로 학대하고 심지어 성폭행까지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포팔은 특히 케람 회장은 개인 사무실 내 비밀 침실에서 선수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지문 인식 기능을 갖춘 침실은 외부에서는 열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포팔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함께 단결해서 목소리를 높인다면 누구도 결백한 이들을 다치게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번 아프간 정부의 결정을 환영했습니다.
포팔은 반군 조직 탈레반의 위협 등을 피해 2012년 덴마크로 망명한 상태입니다.
앞서 논란이 불거지자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도 "아프간 국민 모두에게 충격적인 일"이라며 즉시 관련 내용을 수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이번 사건을 자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자 대표팀을 후원하던 덴마크 스포츠 브랜드 험멜은 아예 스폰서십 계약을 취소했습니다.
여성 인권이 열악한 아프간에서는 여자 스포츠 선수들이 성폭력에 자주 노출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6년에는 사이클 여자 국가대
하피줄라 라히미 아프간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축구 외에 다른 종목에서도 여자 선수들이 성적 학대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아프간 축구연맹 측은 최근 성명을 통해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