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부시'로 잘 알려진 조지 H .W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탈냉전과 동서화합을 이뤄냈다는 정치적 업적은 익히 알려졌는데요.
이번엔 부시 전 대통령의 인간적인 모습들, 국제부 신재우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 질문1 】
신 기자, 일단 많은 분들이 아버지 부시와 아들 부시를 많이 헷갈려하는 것 같아요.
이번에 돌아가신 분은 아버지 부시죠?
【 답변 】
네 우선 헷갈리시지 않게 잠시 정리를 해드리면, 이번에 돌아가신 분은 미국 41대 대통령 조지 H.W 부시, 흔히들 '아버지 부시'라고 불리는 대통령입니다.
지난 2000년에 당선됐던 43대 대통령이 바로 '아들 부시'입니다.
50년간 세계를 긴장에 몰아넣었던 냉전을 종식했고, 걸프전을 승리로 이끌면서 부시 전 대통령의 인기는 92년 대선 직전까진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문제는 경제가 좋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경제 분야를 집요하게 공략당하며 결국 재선에 실패했는데요.
그 유명한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구호가 여기서 나왔습니다.
【 질문2 】
그럼 그 바보가 부시 전 대통령을 의미하는 것이었겠네요?
말만 들어도 기분이 좋지 않았을 텐데, 연임까지 실패했다면 두 사람 사이는 상당히 좋지 않았겠어요?
【 답변 】
그럴 것 같지만, 두 사람의 사이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이는 부시 전 대통령의 대인배적인 풍모가 큰 역할을 했는데요.
오늘 클린턴 전 대통령이 공개한 부시 전 대통령이 1993년 퇴임하면서 남겨준 편지에 아주 잘 드러나 있습니다.
"힘든 시기가 있어도 절대 좌절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당신의 성공은 우리나라의 성공이다. 당신을 위해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며 격려까지 아끼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떨어뜨린 정적에게 말이죠.
클린턴 전 대통령도 이런 고인을 두고 "존경스럽고 예의 바른 사람"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연임 실패에도 두 사람은 공식석상에서 상당한 친분을 과시했습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현직 대통령이 '혈투'를 벌이는 우리 정치인들이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모습인 것 같습니다.
【 질문3 】
아량이 넓은 리더였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겠네요.
그런 만큼 가족에 대한 사랑도 남달랐다고요?
【 답변 】
네 그렇습니다.
고인의 유언은 '나도 사랑한다' 였습니다.
아들 부시의 '아버지 사랑해요'라는 말의 답변이었는데요.
세상에 남긴 마지막 말이 가족에 대한 사랑일 정도로 그의 가족애는 유별났습니다.
특히 지난 4월에 세상을 떠난 부인 바버라 여사에 대한 사랑은 더욱 각별했습니다.
두 사람은 73년간 결혼생활을 이어왔는데, 이는 미국 역사에서 가장 오랜 기간 결혼 생활을 이어온 대통령 부부입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항상 먼저 타계한 바버라 여사 곁으로 가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고인을 애도하며 "생애의 사랑 바버라와 함께, 미국인에게 본보기가 되는 삶을 살았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 질문4 】
그렇다면 바버라 여사 없이는 부시 대통령을 다 설명하긴 어려울 것 같은데요.
바버라 여사는 어떤 분이었나요?
【 답변 】
부시 전 대통령 재직 당시 퍼스트레이디로 지내면서 솔직한 화법과 위트로 미국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특히 백발과 주름살을 감추지 않는 소탈하고 꾸밈없는 모습이 상당히 인기를 끌었는데요.
1989년에는 재단을 설립해 문맹 퇴치와 독서 장려 등에 힘을 쏟기도 했습니다.
또 퇴임 후에는 아들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정치 활동을 지원하기도 했는데요.
소탈하면서도 적극적인 리더쉽이 남편과 아들을 대통령으로 만든 원천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 앵커멘트 】
우리에게는 아버지 부시로 더 알려진 조지HW부시 대통령입니다.
부시 대통령 재임시절 부시맨과 부시 대통령을 놓고 우스갯 소리도 했었지만
신재우 기자의 설명을 들어보니
훌륭한 정치적 업적만큼이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인물이었습니다.
우리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고 떠나갔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뉴스추적 신재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