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착을 희망하는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인 '캐러밴'(Caravan)의 규모가 7천여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현지시간으로 22일 우노 TV 등 멕시코 현지언론에 따르면, 7천여 명의 캐러밴은 남부 치아파스 주에 있는 타파출라 시에서 노숙한 뒤 이날 오전 다시 북쪽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캐러밴은 이날 하루 동안 타파출라에서 40㎞ 떨어진 우익스틀라까지 이동할 계획입니다. 현재 캐러밴 본진은 미국 남부 국경에서 약 1천800㎞ 떨어져 있습니다.
일부는 광장 주변에 있는 철제 지붕 밑에서 비를 피하며 잠을 청했습니다. 대다수는 콘크리트 바닥에서 비닐을 깔거나 덮고 눈을 붙였습니다. 상당수는 노숙할 때 바닥 습기와 비를 막아주는 비닐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캐러밴 수뇌부는 '행렬에 테러리스트가 포함돼 있다'는 식으로 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온두라스 출신으로 캐러밴 지원 단체인 '국경 없는 사람들'을 이끄는 데니스 오마르 콘트레라스는 "캐러밴에는 단 한 명의 테러리스트도 없다"며 "행렬 참가자들은 모두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니카라과 등지에서 온 사람들. 내가 아는 한 4개국에는 부패한 정부를 능가하는 테러리스트는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중미 국가 출신 이민자들의 대규모 미국행 시도를 '국가적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중미 국가들을 향해 원조를 중단하겠다고 또다시 위협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범죄자들과 무명의 중동 사람들이 섞여 있다. 나는 국경 순찰대와 군에게 이는 국가적 비상사태라고 알렸다. 법을 바꿔야 한다!"라고 적었습니다.
오는 12월 출범하는 멕시코 차기 정부의 외교 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를 무시했습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교부 장관 내정자는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캐러밴 관련 트위터에 놀라지 않았다"면서 "새 정부는 온두라스와 과테말라 출신자들에게 더 많은 취업 비자를 제공해 미래의 캐러밴 형성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민 지원 단체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중미 원조 삭감 으름장을 비판했습니다.
한 관계자는 "미국의 중미 원조 삭감은 이민자들의 이동을 줄이기 위한 목표에 역행한다"면서 "수년간 진행된 원조의 주요 목적은 사람들이 덜 떠나도록 중미 국가들을 안정시키는 것이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캐러밴은 세계에서 가장 살인율이 높은 온두라스를 비롯해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중미 국가에서 폭력과 마약범죄, 가난을 피해 고국을 떠나 도보나 차량으로 미국을 향해 이동하는 이민자 행렬을 뜻합니다. 이들은 안전을 확보하고 대외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무리를 지어 이동합니다.
초기에 온두
북쪽으로 향할수록 멕시코에 임시 거주하며 미국 이민을 희망해온 중미 출신 이주자들도 동참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엔은 국제이주기구(IOM) 보고서를 토대로 캐러밴이 7천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