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미 언론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노력이 북미 간 협상을 가능케 했다며 주목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강경한 행정 관료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는 시선도 여전합니다.
워싱턴에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형오 기자.
【 기자 】
네. 워싱턴입니다.
【 질문 1】
그동안 한국의 중재 역할에 대해 회의적 시선을 보냈던 뉴욕타임스가 문재인 대통령 덕분에 북미 협상이 속도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어요.
【 기자 】
그렇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문 대통령이 북한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문 대통령의 중재 노력이 없었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작년에 그랬던 것처럼 서로에게 전쟁 위협을 할지도 모른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통해 약속한 비핵화 관련 조치는 트럼프 미 행정부의 요구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CBS도 한미 정상회담 소식을 빠르게 전하며 2차 북미 회담이 곧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FOX 뉴스는 일 년 전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향해 '작은 로켓 맨'이라고 부르고,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한 것과 대조적으로 이번에는 '매우 열려 있고', '아주 멋지다'는 표현을 썼다고 보도했습니다.
블룸버그는 한미 FTA 개정협상에 주목했는데요.
한미 FTA 개정이 주한미군 주둔 비용과 무역적자, 북핵 해법 등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지속됐던 한미 간 갈등요인들을 사라지게 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미 백악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 선언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고 공식 논평하기도 했습니다.
【 질문 2】
김 기자. 그러나 미국 내 강경 매파와 일부 매체는 여전히 북한 비핵화 의지에 대해 의심의 시선을 보내고 있지 않나요?
【 기자 】
그렇습니다.
미국 내 분위기가 북한 비핵화에 대해 낙관적 전망으로 완전히 돌아섰다고 보기는 무리일 듯합니다.
앞서 문 대통령의 중재 노력을 높이 평가했던 뉴욕타임스조차 해스펠 CIA 국장의 강연 내용을 전하며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해스펠 국장은 한 강연에서 김 위원장이 쉽게 핵무기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미 대화를 통해 확실히 지난해보다는 나아졌다고 덧붙였습니다.
CNN도 미국 내 전문가들이 2차 북미 회담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전망을 하기도 했습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미국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 더 이상 성과 없이 '빈손'으로 물러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김 위원장이 얼마나 이해하고 미국이 원하는 수준까지 타협안을 내놓을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MBN 뉴스 김형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