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과거 핵폭탄 부품공장으로 쓰이다 폐쇄 후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던 지역이 29년만에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재개장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AP통신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콜로라도 주 덴버 로키산맥 부근의 옛 로키 플래츠 플루토늄 공장 지대가 '로키 플래츠 국립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문을 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핵폭탄 기폭장치인 플루토늄 트리거를 만들던 이 공장은 1950년대부터 34년간 가동되다 1989년 화재와 오염물질 유출, 그리고 연방수사국(FBI)의 환경규제 위반 단속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당시 공장을 감독했던 미국 에너지부는 배기관에 플루토늄 28kg이 쌓여있는 것을 적발하기도 했습니다.
공장을 운영했던 록웰 인터내셔널은 1992년 화학물질과 방사성 물질 유출, 유독 폐기물 불법투기 혐의 등을 인정하고 벌금 1천850만 달러(약 207억원)를 물어야 했습니다.
이후 70억 달러(약 7조8천365억원)를 들여 이 일대에서 제독작업을 진행하면서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으로 남겨뒀다가 공장 주변 21㎢ 부지를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조성하기 위해 미국 내무부로 넘겼습니다.
하지만 환경·시민단체 등은 야생동물 보호구역 개장에 대해 항의하며 시위와 소송전을 벌여왔습니다.
반대 측은 플루토늄 입자가 제거되지 않고 흩어져있을 수 있고, 등산객이나 자전거 이용객이 무심코 먼지를 일으키거나 집까지 묻혀갈 수 있다고 우려해왔습니다.
미국 연방 질병관리예방센터에 따르면 플루토늄 입자를 흡입할 경우 폐질환과 암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통신은 민주당의 콜로라도주지사 후보 제러드 폴리스 의원이 이 일대의 플루토늄 안전검사가 너무 오래전에 이뤄졌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라이언 징크 내무부장관이 개장 전날인 14일 연기를 지시했다가 1시간만에 다시 개장하기로 하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고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