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기업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혼외 딸 리사 브레넌-잡스(40)가 쓴 비망록이 4일 출간을 앞두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오늘 (24일) 전했습니다.
내달 4일 출간을 앞둔 그녀의 비망록의 이름은 '스몰 프라이(Small Fry)'입니다. '하찮은 존재' 정도로 번역됩니다.
친부의 인정을 받지 못한 채 성장했던 그녀의 어린 시절을 응축한 제목으로 보입니다.
잡스가 그 혼외 딸과 그녀의 어머니에게 했던 일들이 딸의 직접 고백을 통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스몰 프라이에서 잡스는 때로 매우 비정하고, 부적절한 아빠로 묘사돼 있습니다.
리사는 1978년 잡스가 23세일 때 여자 친구 크리산 브레넌과의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막 창업한 잡스는 고교 때부터 사귀어온 브레넌의 임신을 알고 헤어진 상태였습니다. 잡스는 리사 출생 며칠 뒤 찾아와 "내 자식이 아니다"면서도 자신을 빼박은 아기의 이름을 즐겁게 고민했다고 합니다.
리사가 어렸을 때 그녀의 어머니 크리산은 식당 청소 일 등을 하며 정부 보조금을 받고 어린 딸을 키웠습니다. 한 번은 크리산이 성공한 잡스에게 딸과 함께 살 수 있는 예쁜 집을 봐뒀으니 사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잡스는 그 집을 본 뒤 "아름답다"고 말한 후, 그 집을 사서는 자신과 그의 아내 로렌 파웰과 함께 이사했다고 리사는 회고했습니다.
1991년 파웰과 결혼해 가정을 꾸린 뒤 잡스는 리사를 딸로 인정했습니다.
법원으로부터 친자 확인을 받고 10여 년이 흐른 뒤 잡스는 또다시 아버지임을 부정했습니다.
애플 웹사이트에 올린 최고경영자(CEO) 이력에 파웰과의 사이에서 난 아이만 기재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두 사람은 화해했고 잡스가 암 투병을 할 때 리사는 그 곁을 지켰습니다. 한 푼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퉁명스럽게 말했던 잡스는 그녀 앞으로도 유산을 남겼습니다. 리사는 잡스의 지원으로 명문 팰로앨토고교와 하버드대, 런던 킹스칼리지를 졸업한 뒤 뉴욕에서 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리사는 NYT 기자에게 "이 책이 내가 아버지와 함께 있을 때 가졌던 엄청난 기쁨과 그의 친근함을 완벽하게 표현하진 못했나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녀는 "아버지는 오랜 시간 나를 딸로 받아들이길 거부했지만, 나는 그를 용서했다. 아니 오히려 그를 사랑한다. 그가 나에게 '넌 아무것도 물려받지 못할 거야'라고 하는 장면만큼이나 아버지와 함께 롤러 스케이팅을 타고 함빡 웃던 장면들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NYT는 "비망록 출간이 다가오면서 리사는 이 책이 미묘한 한 가정의 초상이 아닌 유명한 한 남자의 모든 것을 폭로하는 것으로 독자들이 받아들이지나 않을지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이 책은 잡스에 대한 것이 아니라 한 여성이 자신의 이야기를 찾으려는 노력"이라고 말했
잡스의 미망인 파웰 잡스와 잡스의 여동생 모나 심슨은 성명을 통해 "리사는 우리 가족의 일원이다. 당시 우리의 기억과 극적으로 다른 그녀의 책을 읽는 것은 슬플 것"이라며 "우리가 아는 아버지 스티브는 리사를 사랑했고, 그녀가 어렸을 때 당연히 했어야 했던 아버지 역할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