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을 앞둔 파키스탄이 경제 위기 탈출을 위해 국제통화기금(IMF),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손을 벌리면서 국영기업을 대거 민영화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차기 재무장관으로 거론되는 아사드 우마르는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새 정부는 국영 항공사를 포함해 모든 국영기업을 민영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총선에서 승리한 임란 칸 파키스탄 테흐리크-에-인사프(PTI) 총재는 파키스탄의 모든 국영기업 관련 자산을 특별 펀드 안에 모아 놓고 지분 매각, 구조조정 등을 통해 발 빠르게 외환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통해 IMF 구제금융 관련 협상력도 높이겠다는 게 칸 총재의 복안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파키스탄은 대규모 재정적자와 무역적자에 시달린 탓에 현재 외환보유액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최근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긴급 처방에 나섰지만 별 효과는 없는 상태입니다.
이에 파키스탄은 IMF에 12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아울러 파키스탄은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각각 20억달러와 45억달러의 차관을 들여오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AFP통신이 현지 언론을 인용해 3일(현지시간) 전했습니다.
파키스탄은 중국과 460억 달러 규모의 일대일로 경제회랑(CPEC) 사업을 진행하면서 재원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파키스탄은 올해 이미 중국에서 39억 달러에 달하는 돈을 빌린 바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들여오는 돈은 원유 수입에 투입할 예정입니다. 파키스탄의 무역적자 중 상당 부분은 원유 수입에서 비롯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계획은 새 정부가 출범하면 곧바로 추진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마르는 우리에게는 몇 달이 아니라 몇 주의 시간밖에 없다며 "결단력 있고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칸 총재가 이끌 새 정부의 앞날에는 난관이 많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칸 총재가 유세 과정에서 공약한 '이슬람 복지 국가'를 실현하려면 또다시 대규모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칸 총재가 약속한 것처럼 건강, 교육 분야에 큰돈을 쓰면 또다시 '빚의 수렁'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셈입니다.
아울러 미국이 파키스탄에 대한 IMF 구제금융을 반대하는 점도 칸 총재에게는 부담입니다.
미국은 "파키스탄에 대한 IMF의 구제금융 제공은 그 자금이 결국 중국이나 중국 채권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IMF 구제금융을 받기도 쉽지 않은 데다 자금을 확보하더라도 또다시 대규모 재정지출을 해야 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AFP통신은 파키스탄이 구제금융과 관련해 딜레마에 빠졌다고 지적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