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일 정상회담에 긍정적 자세를 보였으며 일본 정부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8월 방북안을 검토한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잇따라 나왔습니다.
산케이신문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 김 위원장이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도 좋다"고 말했다고 오늘(14일) 보도했습니다.
극우 성향인 산케이는 "김 위원장의 의향이 지난 12일 미국 정부로부터 복수의 경로로 일본 정부에 전달됐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에 따라 북일정상회담의 본격 조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하면 경제 제재는 풀리지만, 본격적인 경제 지원을 받고 싶다면 일본과 협의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김 위원장에게 설명했다고 산케이는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납치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지원에는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이 신문은 보도했습니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2002년 북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의한 납치 사실을 시인하며 이 사안의 상징적 인물로 떠오른 바 있습니다.
산케이는 "이러한 설명을 들은 김 위원장이 아베 총리와의 회담에 긍정적 자세를 보였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북미 간 물밑 절충에서도 북한 측이 북일 협의에 긍정적 자세를 보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그동안 북일 정상회담을 실현하기 위해 양국 정부 관계자가 여러 번 물밑 협상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요미우리는 "이는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 등에 대한 사전협상으로 보인다"며 "아베 총리가 8월쯤 평양을 방문하는 안과 9월 국제회의를 이용해 회담하는 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총리의 8월 방북이 어려울 경우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김 위원장이 참석하면 그때 아베 총리가 김 위원장과 만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납치피해자 재조사 시 일본 측도 참가하는 등 실효성 확보방안을 북일 정상회담 개최에 필요한 최소 조건으로 제시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요미우리는 "김 위원장이 일본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생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북한은 공식적으로 '납치문제는 이미 해결된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교도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에서 납치문제를 거론했을 때 김 위원장이 '이미 해결된 것'이라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납치문제는 공동성명에 포함되지는 않았습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2일 밤 납치문제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원을 얻어가면서 일본이 북한과 직접 마주보며 해결해야 한다고"고 말해 북일 정상회담 추진 의사를 재확인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오늘(14일) 총리관저에서 납치피해자 가족과 만나 협상 방침을 설명할 예정입니다.
북일 정상회담에 대해 이처럼 일본 언론의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북미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이
NHK는 이날 별도 기사에서 "북한은 납치문제가 해결된 사안이라는 자세를 바꾸지 않고 있어 정부 내에선 북한의 긍정적 반응을 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와 협의에 난항이 예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