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메리카에서 가장 활발한 화산 중 하나인 과테말라 푸에고 화산이 4일(현지시간) 다시 폭발해 인근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이틀에 걸친 분화로 사망자 수는 65명까지 늘어났다. 화산재에 묻혀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주민들이 많고, 부상자 중 상당수가 중증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져 인명 피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과테말라 자연재해위원회는 화산 폭발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65명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부상자는 약 300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모두 화산 인근 마을인 로스 로테스, 엘 로데오에서 나왔다. 두 마을은 대부분 파괴됐으며 시신 훼손이 심해 13명만 신원이 확인된 상태다. 재난당국은 "실종자 수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며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오토 마자리에고스 과테말라 소방관연합회 회장은 뉴욕타임즈(NYT)에 "시신들은 발견 당시 화산재에 완전히 뒤덮여 있었다"며 폼페이 최후의 날이 재연된 것 같다고 한탄했다. 그는 이어 "구조대가 접근하기 힘든 곳에도 사상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망자가 수백명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국가재난관리청은 푸에고 화산이 이날 오전 다시 분화함에 따라 인근에 거주하던 주민들을 화산 주변 8㎞ 밖으로 대피시켰다. 피해 현장에서 시신 수습과 생존자 수색 작업을 벌이던 구조대는 이날 재폭발로 잠시 철수하기도 했다.
푸에고 화산은 전날 40여 년 만에 가장 강력한 폭발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상공 10㎞까지 화산재와 연기가 치솟으면서 인근 마을들이 화산재와 용암 등 분출물로 뒤덮였다. 푸에고 화산 폭발 이후 3200여 명이 대피했으며 이 가운데 약 2000명은 안전시설에서 머물고 있다. 화산으로부터 16km떨어진 곳에 위치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보호 지역으로 지정된 스페인 식민지 시대 도시 안티과도 화산재로 뒤덮였다.
재난당국에 따르면 이번 화산 폭발로 약
스페인어로 '불'이라는 뜻의 푸에고 화산은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서 남서쪽으로 40㎞ 떨어져 있는 활화산으로, 해발 고도는 3763m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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