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對北) 제재결의를 위반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과 선박·무역회사들을 블랙리스트(제재 명단)에 대거 추가했다고 AFP·로이터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안보리의 대북 블랙리스트 지정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북핵 이슈를 놓고 외교해법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유엔 차원에서는 대북제재 수위를 높인 모양새여서 주목됩니다.
이번에 블랙리스트에 추가된 대상은 모두 47개로, 북한 관련 선박 27척 및 선박·무역회사 21곳, 개인 1명 등입니다.
이들은 북한의 석유, 석탄 해상 밀수를 도와 제재 명단에 올랐다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AFP통신은 "자산이 동결되고 회원국 항구에 입항이 금지되는 선박은 총 25척으로, 북한 국적 13척과 다른 나라 국적 12척"이라며 "나머지 북한 국적 2척은 자산동결 조치만 부과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선박·무역회사 21곳은 자산이 동결됩니다.
화신운송을 비롯한 홍콩 업체 3곳, 상하이 둥펑운송·웨이하이 월드화물운송 등 중국 업체 2곳, 싱가포르·사모아·마셜군도·파나마 업체 각 1곳씩입니다. 나머지 12곳은 북한 기업입니다.
개인 1명은 짱융위안(張永源)이라는 이름의 대만 국적 기업인으로, 제3국에서 활동하는 북한의 브로커와 함께 북한산 석탄 수출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다른 제재의 회피 활동에 가담한 전력이 있다고 유엔은 밝혔습니다.
블랙리스트 지정은 별도의 회의 없이 안보리 이사국들의 조율을 통해 이뤄집니다.
이번 블랙리스트 지정은 미국의 요청에 따른 것입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23일 역대 최대 규모의 '대북 단독제재'를 단행하면서 동시에 유엔 안보리에 선박 33척, 선박·무역회사 27곳, 대만 남성 1명 등 61개 명단을 블랙리스트에 올려달라고 요청한 바 있습니다.
애초 미국이 요청한 명단과 비교하면, 선박 6척과 선박·무역회사 6곳이 블랙리스트에 빠진 셈입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일 애초 미국의 블랙리스트 지정 요청을 지연시킨 바 있습니다. 여기에서 일부 선박과 기업을 뺀 수정 명단은 이날 안보리 15개국 만장일치로 통과됐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에도 대북제재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 선박 10척에 대해 안보리 제재를 요구했지만, 중국의 반대 등으로 최종 4척만 블랙리스트에 오른 바 있습니다.
이날 유엔 안보리의 결정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중국을 깜짝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북중 정상회담을 하고, 오는 4월27일 남북 정상회담을 하기로 확정하는 등 북핵 문제를 둘러싼 외교적 노력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내려져 더욱 주목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5월께 김 위원장과 만나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지만, "최대한의 제재와 압박은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유지될 것"이라며 엄포를 놓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블랙리스트 추가가 확정된 후 성명을 내 "이번 역사적인 제재 패키지의 승인은 국제 공동체가 북한 정권에 최대한의 압박을 계속한다는 우리의 노력에 단합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명백한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