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의 23일 청와대 회동은 굳건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면서도 대북 공조의 '방향'을 놓고는 한미 양국이 무게 중심을 달리하고 있음을 보여준 자리였습니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통의 목표를 바라보면서도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는 청와대와 현재로서는 최대한의 '압박'에 무게를 싣고 있는 백악관의 입장이 온도차를 보인 것입니다.
이는 개막식을 앞둔 8일 저녁 청와대에서 있었던 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만찬회동과도 궤를 같이 한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또한, '평화 외교의 무대'로 주목을 받았던 '평창 외교전'만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 전향적 변화를 기대하기에는 충분치 않으며, 앞으로도 지난한 중재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다시 말해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전제되지 않은 북미대화에는 응할 용의가 없고 지금으로서는 '최대한의 압박 전략'(maximum pressure campaign)을 유지한다는 게 이방카 보좌관이 들고온 '트럼프 메시지'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북미를 대화테이블에 앉혀 한반도 정세를 대화국면으로 전환하려는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데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초청에 따른 제3차 남북 정상회담 추진의 동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반도 문제를 의제로 한 문 대통령과 이방카 보좌관의 대화는 청와대 상춘재에서의 만찬에 앞서 백악실에서 열렸던 40분간의 비공식 접견에서 이뤄졌습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 대리만이 배석한 가운데 문 대통령과 이방카 보좌관은 북미대화와 남북정상회담 등 한반도 현안을 놓고 깊이있는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시종일관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우선 "한반도 비핵화 대화와 남북대화가 별도로 갈 수는 없다"며 "두 대화의 과정은 나란히 함께 진전돼야 하고 이를 위해 한미 양국이 긴밀히 공조해 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말한 '한반도 비핵화 대화'는 북미 간 대화를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미국이 북미대화에 호응하고 이를 고리로 남북 고위급 대화를 적극 추동하는 '병행전략'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해내자는 제안입니다.
문 대통령은 특히 1993년 1차 북핵위기 이후 25년간에 걸쳐 한미 양국의 비핵화 노력이 '실패'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북핵 해결의 패러다임을 근원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설득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평창 외교전을 통해 만들어진 '대화의 모멘텀'을 살릴 수 있도록 미국이 협력해줄 것을 강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모처럼 잡은 이 기회를 잘 살려 나가야 하며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 역사적인 위업을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최종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지만, 지난 10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간 회동이 성사 직전까지 가면서 미국의 대화 의지를 확인한 점을 고려하면 다시금 북미 대화에 나설 것을 당부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