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미 성향 정부를 지지하는 수니파와 반미 성향의 헤즈볼라를 지지하는 시아파가 팽팽히 맞서고 있어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이성식 기자가 보도합니다.
장갑차가 점령한 텅빈 거리에 총소리만 요란하게 울립니다.
골목 구석구석마다 복면을 쓰고 총을 든 시민들이 총격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이슬람 양대 정파인 수니파와 시아파의 충돌이 이어지면서 최소 7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니파는 레바논의 친미 성향 정부를 지지하는 반면에 시아파는 반미 반이스라엘 정치ㆍ군사조직 헤즈볼라를 지지하면서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이번 시가전은 헤즈볼라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노동조합 연맹'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에 들어가고, 수니파 세력이 이를 막으면서 촉발됐습니다.
인터뷰 : 하산 나스랄라 / 헤즈볼라 지도자
"지금의 레바논 정부는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원하는 갱 집단일 뿐이다. 그들에 반대한다."
시 외곽까지 교전 지역이 확대되면서 공항이 이틀째 폐쇄되는 등 베이루트 도시 기능은 사실상 마비됐습니다.
인터뷰 : 사드 하리리 / 수니파 지도자
-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기 위해 군대 동원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고, 공항을 임시로 폐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75년 내전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며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한때 '중동의 파리'로 불렸던 베이루트는 몇년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큰 시련을 겪었고, 이제 내전에 버금가는 동족 분쟁으로 시름시름 앓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성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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