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플로리다 주의 고등학교 총기 참사를 계기로 총기규제론이 힘을 받는 가운데 10대들이 주도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999년 4월 콜로라도 주 컬럼바인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컬럼바인 총기 참사' 이후에 태어난 세대를 '총기 난사(Mass Shooting) 세대'로 규정했습니다.
당시 컬럼바인 고등학교 재학생 2명은 900여 발을 무차별 난사해 13명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 사건은 미국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던졌고,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볼링 포 컬럼바인'으로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일선 학교에는 속속 총격 대응훈련이 도입됐고, 이후로 태어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총기 사고의 공포를 안고 자라났습니다.
이번에 참사가 발생한 플로리다 고교 3학년생 델러니 타르는 "내 삶에서 '총기 난사'라는 단어를 몰랐던 시절은 아예 없었던 것 같다"면서 "이번에도 수년간 익혔던 '코드 레드'(최고수위 경계태세) 행동요령에 따라 움직였다"고 말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총기대응훈련은 이들 세대에게는 일상과도 같다"면서 "이들은 컬럼바인 참사를 계기로 완전히 새롭게 짜인 시스템에서 자라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들 세대가 성인의 문턱에 접어들면서 적극적으로 총기규제의 목소리를 뒷받침하기 시작했고,
그렇지만 보수진영의 반발을 넘어서서 총기규제를 현실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당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공화당 진영은 이번에도 총격범의 '정신 이상'만을 부각할 뿐, 허술한 총기규제 시스템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