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세먼지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유럽연합(EU)처럼 이웃 국가들과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6일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한-EU 대기오염과 건강 워크숍'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과 EU의 대기오염 전문가들은 이같은 의견을 전했다. 이번 워크숍은 주한 EU대표부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주최하고 과기정통부 및 미세먼지 국가전략 프로젝트 사업단(이하 미세먼지사업단)이 주관한 자리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에 대한 한국과 유럽의 전문지식 및 모범사례를 공유하고 향후 정책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은 최근 들어 고농도 미세먼지로 인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 달 중순 서울을 덮쳤던 극심한 미세먼지의 시간평균농도 최고치는 105㎍/㎥로,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나쁨'이다. 미세먼지는 장기간 노출되면 면역력을 급격히 저하시켜 감기, 천식,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 질환은 물론 심혈관 질환, 피부질환, 안구질환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배귀남 미세먼지 사업단장(KIST 책임연구원)은 "한국의 미세먼지 수준은 지난 몇년 간 향상됐으나 최근 들어 중국의 영향과 국내 요인으로 다시 악화되기 시작했다"며 "장기적인 대책을 수립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EU는 회원국들 간 협의를 통해 대기오염 관련 공동 기준을 마련하기 때문에 오염 물질의 이동에 대한 연구가 잘 돼 있다"며 "이는 우리나라가 중국 등에서 오는 미세먼지 유입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벨기에 플랑드르기술연구원(VITO) 소속 비노 마이후 연구원은 "대기오염원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밑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며 "한국의 경우 한국과 중국 석탄발전소에서 비롯된 오염원의 화학적 성분을 각각 파악하다보면 오염원을 분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지역별 모델링을 할 수 있고 정확한 오염원을 찾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르지오 카타니 이탈리아 국가환경보호연구소 기술 자문도 "개별적인 원인보다는 전체적인 정책의 패키지, 미세먼지 오염원과 연관된 그룹의 효율성이 어떤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카타니 자문에 따르면 EU는 회원국 전역에 적용되는 대기질 모니터링 관련 규제를 지난 2008년 완성했다. 이는 개별 국가들의 상황에 맞는 정책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반면 한국은 국제적인 차원의 논의가 진행되지 않는 것은 물론 지자체별로도 미세먼지 관련 규정이 제각각이다.
김용표 이화여대 환경공학 교수는 "서울의 대기환경의 특성은 동북아시아 지역의 특성을 같이 가지고 있다"며 "동북아시아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협력해야만 미세먼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대기오염 관련 교육도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전문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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