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났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대담한 양적완화를 꾸준히 진행해나가길 기대하고 있다."
시중에 풀린 자금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일본 내외부에서 높아지는 가운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를 반박하고 나섰다고 일본 언론들이 6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전날 국회 답변을 통해서 "디플레이션을 벗어난다는 것은 다시 물가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제한 뒤 "현재 일본경제가 그 상황에 도달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기업들 실적 개선과 물가 상승이 나타나고 있지만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끝났다고 선언할 정도는 아니란 얘기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물가상승률 2% 달성 때까지 양적완화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넘쳐나는 유동자금으로 자산 가격 거품이 생기고 있다는 염려와 함께 지금이라도 출구전략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베 총리는 "(물가상승률 2%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수준"이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일본은행이 대담한 양적완화를 착실히 진행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역시 " 물가상승률 2%라는 목표는 매우 중요하다"며 "지속적으로 강력한 금융완화 정책을 끈질기게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구로다 총재는 취임 직후인 지난 2013년 2년내 물가상승률 2%를 달성하겠다며 양적완화에 나섰다. 그러나 생각대로 물가가 오르지 않으면서 5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물가상승률 2% 달성 시점을 6번이나 연기했다. 지난해 일본의 물가상승률은 0.5%에 그쳤으며 일본은행은 물가 상승률 2% 돌파 시점을 '2019년 경'으로 잡고 있다.
문제는 양적완화가 예상보다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면서 시중에 자금이 너무 많이 풀려버린 것. 일본은행이 부동산과 국채, 주식 시장의 과열을 불러왔다는 염려의 목
일각에서는 일본은행이 주식, 국채시장을 지탱하는 상황에서 출구전략에 나서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디플레이션 탈출을 선언하면 양적완화를 줄여야 하지만 이 경우 시장 급락의 위험성이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란 평가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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