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위안부 관련 발언에 대해 한국 편을 든 것이라며 미국 정부에 문제를 제기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습니다.
일본 교도통신은 28일 복수의 미·일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틸러슨 국무장관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한반도 안보 및 안정에 대한 외교장관 회의'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더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일본 정부가 미국 정부에 우려를 전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당시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갈등에 대해 "이것은 오직 그들(한국과 일본)이 풀 수 있는 문제"라면서 "우리는 해야 할(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들이 더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외교 루트를 통해 미국 측에 미국이 한일합의에 대한 추가 조치를 촉구하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 이해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습니다.
일본이 2015년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에서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을 했다고 주장하는 데 반해 한국은 '진심을 다한 사죄'를 추가 조치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틸러슨 장관이 '더 해야 할 일'을 언급한 것이 한국에 동조하는 인상을 준다는 것입니다.
일본 측의 우려 표명에 대해 미국 측은 일본의 입장에 유의하겠다고 답신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습니다.
틸러슨 장관의 당시 발언은 한국보다는 일본에서 이슈가 됐었습니다.
다음날인 17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일본 기자가 틸러슨 장관의 이 발언이 일본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추가 조치를 요구한 것 아니냐고 묻자 "미국은 한일합의를 일관되게 지지하고 있다"고 답하며 애써 태연한 척을 했습니다.
교도통신은 위안부 합의 직후 당시 미국의 케리 국무장관이 "위안부 문제를 '최종적으로 불가역적으로' 해결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던 것을 고려하면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기존 입장에서 벗어난 것이라며, 대북 압박 문제와 달리 역사문제에서 미·일 간 온도 차가 부각된 것이라고 설명했
통신은 이어 미국은 한일 양국에 화해를 촉구하는 자세를 보이면서도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제국주의 일본군에 의한 성적 목적의 여성 인신매매는 심각한 인권 침해'라는 인식을 견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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