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이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 유럽과 남미 지역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디젤게이트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후유증에서 벗어나 안정세를 찾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폭스바겐그룹은 지난해 세계 판매량이 전년 대비 4.3% 증가해 1074만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메인 브랜드인 폭스바겐의 판매량이 전년대비 4.2% 늘어난 623만대로 전체 판매량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티구안'의 판매량이 38% 늘어 인기를 증명했다. 고급 브랜드 아우디도 판매 신장률은 0.6% 그쳤지만 판매량은 역대 최고인 187만대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5.1% 늘어 418만대를 기록했다. 폭스바겐의 본거지인 유럽 시장에서의 판매량 432만대까지 근접한 수치다. 이 밖에도 지역별 판매 신장률은 미국 5.8%, 러시아 14.8%, 남미 23.7% 등으로 전체적으로 호조를 보였다.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신차 판매가 회복세로 돌아선 것이 판매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이 지난 2015년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 파문 이후 이미지 개선을 위한 전략으로 전기차를 내세운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독일 내 경쟁 업체들이 전기차 전환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폭스바겐이 2025년까지 전기차 모델 50대를 내놓겠다는 목표를 내놓으면서 친환경 브랜드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티아스 밀러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이르면 2020년에 폭스바겐이 전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제조업체가 될 것"이라며 "전기차라는 대안으로 디젤게이트
그러나 정작 본국인 독일에서는 판매량이 0.4% 감소했다. 디젤게이트 관련 차량의 리콜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브랜드 이미지 악화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독일에서의 디젤차 신뢰도 저하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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