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하고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기로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에 대해 전직 이스라엘주재 미국 대사들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11명의 이스라엘주재 전 미국 대사들을 접촉한 결과 2명을 제외하고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을 비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NYT에 따르면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 주이스라엘 대사를 역임한 토마스 R. 피커링 전 대사는 "심각한 외교 실책"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자기 만족이거나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한 시선 흩트리기 시도"라고 지적했습니다.
윌리엄 콜드웰 하롭 전 대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 협상을 훼손하는 일종의 자학적 조치"이라면서 "인티파다(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반이스라엘 무장봉기)가 일어날 수 있고, 더 많은 유혈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대니얼 C. 커처 전 대사는 "우리는 다시 이스라엘을 제외한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됐다.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평화 중재자'로서의 역할에서 벗어났다"고 했습니다.
리처드 존스 전 대사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나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등이 폭력을 부추길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는 더 많은 인명 희생을 요구하는 위험한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주이스라엘 대사를 지낸 대니얼 샤피로 전 대사는 "예루살렘의 수도는 이스라엘이고 그것을 인정하는 것은 적절하다"면서도 아랍 국가들과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중동 평화를 훼손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다만 2명의 전직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
1951~1961년 대사를 지낸 오그덴 R. 리드 전 대사는 "옳은 결정"이라고 말했고, 에드워드 S. 워커 전 대사도 "우리는 그동안 현실을 인정하는 데 소홀히 해왔다. 우리는 모두 예루살렘이 이스라엘의 수도라는 것을 안다"면서 "이제는 때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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