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갈등을 부추기는 발언을 쏟아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갑작스레 국민통합을 강조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리노에서 열린 재향군인회 연차총회에서 "우리를 분열하게 했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통합을 찾아나서야 할 시점"이라며 "우리는 피부색, 소득수준, 지지정당에 따라 규정되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가치에 따라 규정된다. 바로 위대한 국가에 소속돼있다는 점과 우리의 마음을 채우는 사랑이다"고 말했다.
전날밤 애리조나주 피닉스 집회에서 연설할 때까지도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남부연합 기념물 철거에 반대하고,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이 거짓됐다는 주장만 반복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정반대로 바뀐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오바마케어 폐지에 반대했던 공화당내 정치인들에게도 "집회에 참석해줘서 고맙다"며 화해의 메시지를 보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정권에서 재임했던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에게도 "처음에는 그가 나에 대해 나쁜 이야기들을 했지만 이후 나에 대한 태도가 달라졌고 지금은 그를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피닉스에서는 프롬프터를 무시했지만 23일 리노에서는 (프롬프터에 적힌 문구를) 충실히 따랐다"며 "피닉스에서의 트럼프 연설은 대선 선거운동에서나 볼 법한 분열적 언사로 가득했지만 오늘은 훨씬 화해적이었다"고 전했다. 의회전문지 더힐은 "완전히 상반된 메시지는 샬러츠빌 유혈사태를 대하는 트럼프의 진의가 무엇인지 의문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극심한 불화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던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23일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22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연설에서 "좋은 나치는 없다"며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두둔한 트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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