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50년만의 쌍태풍으로 큰 피해…당국 비상
대만에 최근 거의 동시에 상륙한 쌍둥이 태풍으로 주민 130명 가량이 부상하고 대규모 정전사태와 함께 해군 함정까지 파손되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특히 남부 핑둥(屛東)현에는 기록적인 약 660㎜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상당수 지역이 물에 잠겼고 일부지역에서는 고속도로와 철도 등이 끊기면서 극도의 혼란이 빚어졌습니다.
31일 대만 자유시보와 dpa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9일밤 태풍을 피해 지룽(隆港)항에 정박 중이던 여객선 리나(麗娜)호 밧줄이 강풍으로 끊어지면서 옆에 정박해있던 해군 프리깃함 2척을 들이받았습니다.
대만 해군은 밧줄이 끊긴 리나호가 2천t급의 프리깃함 란양(蘭陽)호와 화이양(淮陽)호를 차례로 들이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지룽항에는 태풍으로 인해 초속 24m의 강풍이 불고 있었는데 이들 함정은 초속 56m의 초강풍이 불던 모항 쑤아오(蘇澳)항을 피해 지룽항에 대피 중이었습니다.
이 사고로 란양호는 선미 우현 아래 균열이 생기며 선내 침수가 발생했습니다.
화이양호는 선미 수직벽이 찌그러지고 갑판 좌현의 난간 다섯 개가 끊겼습니다.
대만 동부 이란(宜蘭)에서 화롄(花蓮)을 오가는 여객선 리나호도 선수 부분에도 큰 구멍이 생겼습니다.
대만 해군 측은 이번 사고는 밧줄을 단단히 묶지 않은 리나호에 책임이 있다면서 함정 수리는 2주내에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에는 9호 태풍 네삿과 10호 태풍 하이탕(海棠)이 동시에 상륙하면서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태풍 2개가 한날 동시에 대만에 영향을 미친 것은 50년만에 처음이었습니다.
타이베이시에서 한 남성이 강풍에 날린 철근에 얼굴을 다치는가 하면 타오위안에서는 오토바이를 탄 20대 여성이 갑자기 쓰러진 전봇대에 감전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대만 중앙재해대책센터는 대만 전역에서 모두 128명이 부상했으나 사망자는 없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송전탑과 전봇대가 잇따라 강풍으로 쓰러지며 65만 가구에 정전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대만전력은 이번주 전력사용 예상 최대치인 3천580만㎾의 4%에 해당하는 130만㎾의 전력공급이 줄 것으로 보면서 전력수급 차질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두 태풍이 모두 대만을 빠져나가면서 대만 정부는 군인, 경찰, 소방대원 등 3만7천여명을 긴급 구조 및 복구작업에 투입했습니다.
대만 중앙기상국은 이날 하이탕이 새벽 5시께 중국 푸젠(福建)성으로 상륙해 북서진하며 대만이 태풍권에서 벗어났다면서 대만 남부에는 여전히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습니다.
남부 핑둥(屛東), 가오슝(高雄), 타이난(臺南)에 추가 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이 지역엔 휴무·휴교령이 내려졌습니다.
또 폭우로 인해 남부지역의 고속도로와 산악지대의 철도도 끊기는 등 일부 지역의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습니다.
중국에 진입한 하이탕의 세력이 다소 약해지면서 이동속도도 시간당 15㎞로 느려졌지만 앞서 30일 오후 6시께 푸젠성에 상륙한 네삿은 강풍과 함께 폭우를 쏟아붓고 있습니다.
현재 항공편 결항과 취소가 잇따르고 있는 중국 남동부 지역에도 큰 피해가 우려돼 중국 당국이 비상 대기 중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