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갑자기 자리에서 물러난 라인스 프리버스 전 비서실장을 파리를 잡으라는 이유로 회의에 불러낸 적이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한 백악관 고위관리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회의를 하던 중 파리 한 마리가 들어와 신경을 긁자 프리버스 전 비서실장을 불러 파리를 죽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리는 대통령실의 수장이기도 한 비서실장에게 이런 하찮은 일을 시킨다는 것은 백악관 내에서도 일상적이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이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부터 엿보였던 트럼프와 프리버스 간의 뿌리 깊은 불화를 보여주는 하나의 일화일 뿐이라고 WP는 해설했습니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 당시 미 연예매체 '액세스 할리우드'의 빌리 부시와 나눈 대화 내용이 담긴 '음담패설 녹음파일'이 공개되자 전방위에서 후보사퇴 압박을 받는 등 대선 출마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습니다.
당시 미 공화당 전국위원회(NRC) 위원장이었던 프리버스는 "어떤 여성에 대해서도 이런 표현, 이런 방식으로 말해서는 안 된다"고 트럼프를 비판하며 등을 돌렸고, 이때부터 둘의 사이가 틀어졌다는 것이 WP의 분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리버스를 비서실장에 임명한 후에도 그가 러시아 스캔들을 비롯한 각종 핵심 사안과 관련해 제대로 대응하지도, 변호하지도 못했다며 불만을 표출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프리버스에 대한 트럼프의 불만은 최근 폭증했다고 이 관리는 전했습니다.
그는 "트럼프는 매우 흥분하며 프리버스에 대한 불만을 백악관 직원들에게 털어놓곤 했다"며 "이런 불평을 평소에 한 번 들었다면 최근에는 20번씩 들었다. 신뢰가 완전히 손상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트럼프는 프리버스를 겨냥해 "약해", "더 이상은 안 되겠어"등의 말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스카라무치 백악관 신임 공보국장이 최근 공개석상에서 상관인 프리버스를 "망할 편집성 조현병 환자"로 칭한 사태와 관련, 프리버스가 제대로 반박하지 않은 것을 트럼프가 매우 불만족스러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프리버스의 경질 소식을 알리며 "그가 한 일과 국가에 대한 헌신에 감사하다"면서 "우리는 함께 많은 일을 했고, 그가 자랑스럽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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