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급진적 개혁이 자칫 한국경제와 국가 안보를 위협할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외신들의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호석 리 마키야마 유럽국제정치경제연구소(ECIPE) 소장은 지난 25일 미 포브스 기고문을 통해 "한국 정부의 급진적인 개혁이 한국의 경제 회복에 위험 요소가 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여러 측면에서 곤경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의 도발과 중국의 압력,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의 재판 상황,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무거운 현안들이 많은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재벌'로 불리는 대기업 개혁에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키야마 소장은 "문 대통령은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잠정 중단해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과의 무역 갈등을 비켜간 것 같지만 반대 급부로 한·미 FTA 재협상이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운을 뗐다. 한국 수출의 71%는 특혜관세 등 각종 무역협정으로 맺어진 국가들에서 비롯되고 있다. 경쟁국 일본이 20%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한국에 있어 자유무역의 중요성이 한층 큰 셈이다.
마키야마 소장은 "한국의 수출이 되살아나고 있지만 최근 수개월간의 정치적 불안감에 따른 경제적 디스카운트 요인을 감안할 때 경제성장 전망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반도 정세에 큰 위협 요인이 되고 있는 북한 핵 개발을 견제할 수단은 극히 적은 반면, 현 한국 정부가 국내 비즈니스 환경을 대대적으로 개혁하려는 계획에 몰입해 있다고 은근히 꼬집기도 했다.
그는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가량은 수출에서 비롯되며 이 수출은 상당 부분 대기업에 의존하고 있다는게 한국 경제의 현실"이라고 언급했다. 마키야마 소장은 "이 상황이 좋든 나쁘든 간에 대기업들은 미래에도 수출 주도형 경제를 이끌어 갈 것"이라며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급격한 개혁이 수출이란 한국 경제의 엔진에 악영향을 줄 수있다"고 말했다. 삼성의 후계자 이재용 부회장이 수감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것과 달리 엄청난 디젤게이트 파문을 일으킨 독일 폴크스바겐의 책임자들은 그렇지 않았다고 비교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미국 정보기술(IT) 분석 회사인 엔트로피이코노믹스의 브레트 스완슨 대표도 최근 폭스뉴스에 "경제가 한국 안보의 중요 요소"라고 조언했다.
그는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는 가운데 남북 평화를 진정 원한다면, 경제적 성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한국이 경제적인 힘을 가장 필요로 하고 있는 이 때, 국내정치의 혼란이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스완슨 대표는 "한국은 반도체와 스마트폰, 자동차 등 세계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에서 리더로서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며 "한국의 경쟁력은 경쟁자들이 잠시도 한눈을 팔 수 없게 만들 정도지만, 정치스캔들로 인한 내부 혼란이 경쟁자들이 비집고 들어올 틈을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완슨 대표는 삼성을 예로 들었다. 스완슨 대표는 "최근 스캔들로 삼성의 리더십은 큰 상처를 입었다"며 "삼성의 리더십 부재는 혁신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이같은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며 "정치적인 목적으로 국민감정을 달래기 위해 기업들을 손봐야 한다는 압력에 저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완슨 대표는 "경제 성장 둔화와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서울 =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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