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로 내년 2월 임기가 종료되는 재닛 옐런 의장과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동시에 거론했다. 옐런 의장의 연임 가능성을 종전 보다 한층 부각시키면서도 콘이라는 최측근 인사가 발탁될 여지를 둬 차기 의장직에 대한 경쟁 구도를 형성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하면서 "옐런 의장은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 그에게 많은 존경심을 갖고 있다"며 "그녀는 두 번째 4년의 임기를 맡을 승산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녀를 좋아하고, 그의 태도를 좋아한다"면서 "나는 기준금리가 낮게 유지되기를 바라고, 그녀는 역사적으로 저금리주의자"라고 덧붙였다. 옐런 의장이 금리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견지한다면 연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콘은 (연준 의장) 후보인가"라고 묻자 "그는 모르고 있겠지만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콘이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콘 위원장은 차기 연준 의장 후보를 물색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연준과 트럼프 행정부 사이를 조율하는 핵심 인사로 자리잡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랫동안 게리와 알고 지내왔고 함께 일하면서 그에게 많은 존경심을 갖게 됐다. 게리는 확실히 후보군에 있고 상위 후보"라고 말했다.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에 옐런 의장과 콘 위원장 외에도 2~3명의 경쟁자가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연말까지는 차기 의장을 지명하지 않을 방침이다. 결정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옐런 의장은 내년 2월까지 임기가 종료되지 않을 것"고 언급했다.
트럼프는 대선 캠페인 기간 중 옐런 의장에 대한 불만을 잇따라 내비쳤고 월가 금융기관 관계자들은 옐런 의장의 연임이 물건너간 것처럼 간주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옐런 의장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데 이어 이날 인터뷰에서 옐런에 대한 신뢰를 한층 피력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해 기존 연준 의장의 연임이 불발된 경우는 1978년 지미 카터 행정부 때 이후 없었다. 대다수 미국 대통령들은 기존 연준 의장을 연임시켰던 것이다.
현재 공석인 연준 이사직 중 한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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