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군, 임산부 성폭행 논란…로힝야족 여성 피해 증언
"임신 9개월인 상황에서 성폭행을 당했는데…남편은 내가 그들로부터 도망치지 않았다면서 비난하고 떠났다."
로힝야족 '인종청소' 논란을 일으킨 미얀마군이 만삭의 임신부까지 성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AFP통신이 26일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이달 초 미얀마 정부의 첫 무제한 취재 허용으로 내외신 기자들이 방문한 서부 라카인주(州) 차르 가웅 타웅 마을에서 10여 명의 여성이 군인들에 의한 성폭행 피해를 증언했다고 전했습니다.
차르 가웅 타웅 마을은 지난해 10월 로힝야족 무장세력에 의한 초소 습격사건으로 9명의 경찰관이 사망한 뒤 미얀마군과 경찰이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벌였던 로힝야족 마을입니다.
자신을 아야마르 바곤(20)이라고 소개한 로힝야족 여성은 지난해 12월 3명의 군인이 만삭인 자신을 집단 성폭행하는 바람에 가정이 파탄 났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혼자서 2명의 아이를 키우는 그는 유엔 통역을 통해 "거의 산달이 다 되어 일을 당했다. 당시 나는 임신 9개월이었다. 그들은 내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개의치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아야마르 바곤은 이어 "그 일 이후 남편은 나를 비난했다. 군인들로부터 도망치지 않았다는 이유다. 그는 다른 여자와 결혼해 이웃 마을에 산다"며 "이제 나는 이웃들에게서 식량을 구걸해 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또 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그들이 누군지 모르는데 어떻게 신고를 하겠느냐.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경경비대장인 산 르윈 준장은 "살인과 성폭행 등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조사 후에는 사건을 정식으로 접수한다고만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10월 방글라데시와 접경한 라카인주 마웅토 지구에서는 로힝야족이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경찰초소 습격사건으로 9명의 경찰관이 사망했습니다.
이후 미얀마군과 경찰은 로힝야족 거주지를 봉쇄하고 대대적인 무장세력 토벌작전에 나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군인들이 로힝야족을 집단학살과 성폭행, 방화 등을 일삼으면서 '인종청소'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또 7만5천여 명의 로힝야족 난민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엔인권이사회는 지난 3월 미얀마 정부의 격렬한 반발 속에 로힝야족 인종청소 의혹을 규명할 국제조사단 구성을 표결로 정했습니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는 인종청소 시도 자체를 부인해왔으며, 자체 조사위원회가 가동되고 있는 만큼 국제조사단 활동은 필요가 없다면서 조사단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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