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가 스케치한 하이퍼루프 그림 |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의 비전 제시와 실현 구상이 끝모르게 뻗어나가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2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 워싱턴 DC와 뉴욕을 단숨에 주파할 수 있는 초고속 진공열차 '하이퍼루프(Hyperloop)' 터널 건설 계획이 정부의 구두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뉴욕-필라델피아-볼티모어-(워싱턴)DC를 29분 만에 주파하는 하이퍼루프에 대해 정부의 첫 구두 승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각 도시에는 최대 12개의 지하 승강장과 연결되는 엘리베이터 출입구가 설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과 워싱턴DC의 거리는 약 400km로 자동차로 이동하면 5시간이, 암트랙(기차)을 타도 약 2시간 45분이 걸린다. 비행기로도 JFK공항에서 워싱턴 레이건공항까지 1시간 15분 정도 소요된다. 그러나 머스크는 이 거리를 29분으로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지하철로 뉴욕 업타운에서 다운타운까지 가는 것보다 빠르다는 것이다. 한국에 설치하면 서울과 부산 구간을 20분 정도에 주파할 수 있다.
머스크는 미 동부 지역인 뉴욕과 워싱턴DC 뿐만 아니라 미 서부 로스앤젤레스(LA)와 샌프란시스코(SF) 구간과 텍사스 지역에도 하이퍼루프를 도입할 의사를 가지고 있다.
머스크의 하이퍼루프는 지하에 진공 튜브를 설치하고 자기부상 방식으로 달리는 신개념 이동 수단이다. 진공 튜브 안을 마찰 없이 달리기 때문에 비행기보다 빠른 시속 1200km 이상의 속도로 달릴 수 있는 것이 특징.
지난 2013년 일론 머스크가 직접 스케치한 상상도를 공개할 때만 해도 '말도 안되는 아디이어'에 불과했다.
그러나 미국 네바다 주에서 선로 시험 주행에 성공하고 두바이에서는 하이퍼루프 설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그는 올해 보링 컴퍼니라는 지하 터널 전문 기업 기업을 설립하기도 했다.
미 정부도 일단 호의적인 입장이다.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인구 밀도가 높은 동부에서 교통수단의 이동속도를 높이려는 머스크의 아이디어를 칭찬하고 싶다. 이는 LA의 심각한 교통체증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희망과 다르게 하이퍼루프 건설이 실제 미국에서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천문학적인 건설 자금이 필요한데다 연방 및 주정부, 지역 기관들로부터 승인을 받는 절차도 까다롭다.
블룸버그는 이날 "하이퍼루프를 개발한 보어링컴퍼니가 터널 착공 승인을 받았다 하더라도 실제 얼마나 빨리 공사가 착수될 지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즈도 "머스크의 트윗은 많은 회의론을 불러 일으킬 만하다.누가 건설 비용을 지불하고 얼마나 걸릴 것인가. 어떻게 지어질 것인가에 대해 머스크는 대답이 없다"고 전했다. 각 주 정부도 회의적이다. 필라델피아 관계자는 "정부 승인을 받았다는 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머스크는 언론의 지적이 이어지자 트위터에 "아직 많은 작업이 공식적인 승인을 필요로 하지만 급속하게 진행될 것이다"며 여전히 낙관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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