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스캔들'로 지지율이 곤두박질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국면 전환을 위해 다음달 3일 단행할 개각에서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을 유임시킬 방침을 확정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난 20일 저녁 기시다 외무상과 도쿄 시내에서 회식을 하며 유임 방침을 전달했다. 기시다 외무상도 이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외무상은 차기 총리인 '포스트 아베' 유력 주자로 주목을 받아왔다. 기시다 파벌 내부에서는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대비하려면 장관직을 내려놓고 아베 총리와 대립 구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시다 외무상도 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4년 반 넘게 장관직을 맡아온 만큼 주변에 "충분히 할만큼 했다"고 말하는 등 사임 의사를 내비쳤다.
아베 총리가 추진하는 개헌이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에 대해서도 반대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그동안 기시다 외무상의 거취가 일본 정계의 초미의 관심사였고 그간 행보에서 미뤄볼 때 다음 개각에서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졌다. 하지만 기시다 외무상이 세간의 예상과 다르게 아베 정권에 남기로 결정하면서 일본 역대 최장 기간 외무상을 지내게 됐다. 아사히신문은 "기시다 외무상이 이달 들어 아베 총리에게 '내각에 남으라고 하면 따르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한일 위안부 합의와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등 기시다 외무상의 업무 추진력을 높게 평가해 재기용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선 기시다 외무상이 내각을 떠날 경우 차기를 겨냥해 아베 정권에 대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두번째 총리 취임 이후 7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본인이 연루된 사학스캔들에 휩싸이며 최근 총리 취임 이후 최저치인 20%대로 추락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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