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앙숙'인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해 추가 제재안을 발표하자, 이란 정부의 보루인 군부가 '보복'을 천명했다. 이에 미국은 이란을 최악의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했다. 양국간 타협이 없는 '치킨 게임'이 중동 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무함마드 알리 자파리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미군이 계속해서 이란의 방위력에 제재를 추구한다면 이란 국경 1000㎞ 부근의 미군 기지는 모두 이전해야 한다"며 "추가 제재와 관련한 오판에는 엄청난 대가가 따르게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혁명수비대와 테러 단체를 연계시키고 제재를 가한 미국의 결정에 대해서 "미국 정부와 중동 지역의 미군 기지, 미군에도 엄청난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맞춰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내각회의에서 미국이 이란의 핵합의 이행에는 좋은 평가를 내리면서 동시에 제재를 부과한 모순된 행태를 꼬집으며 "미국이 새로운 제재와 함께 압박을 원한다면 이란은 이에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은 이란 인접국인 카타르에 공군기지를 갖추고 있으며 바레인에는 해군 제5함대를 주둔시키고 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이는 모두 이란 국경에서 1000㎞ 안에 위치한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이날 '국가별 테러 연례 보고서'에서 이란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올렸다. 미국은 지난 1984년부터 이란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다. 이란이 이라크, 시리아, 예멘에서 이미 분쟁을 벌이고 있는 테러 단체뿐만 아니라 반(反) 이스라엘 단체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싸울 시아파 무장단체 대원을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 모집했고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지원도 계속 이어갔다. 보고서는 헤즈볼라가 이란의 지원으로 계속해서 전세계에 장기 공력 능력과 기반시설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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