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지난 2분기에 신규 가입자 520만명을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옥자'가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고 올해 TV프로그램의 아카데미상 격인 '에미상'의 9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는 등 '웰메이드 콘텐츠'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현지시간) 넷플릭스는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신규 회원수가 520만여명을 기록했으며 매출도 지난해 동기 대비 32% 이상 증가한 27억 9000만 달러(3조 1485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같은 기간 60%증가한 6600만 달러(745억원)를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올해 연간 기준 사상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실적발표에서는 넷플릭스의 폭발적인 이용자 증가세가 화제가 됐다. 넷플릭스와 같은 미디어 플랫폼 업체들은 당장의 매출이나 순익 증가보다 고정 수익을 뜻하는 '유료 회원수'가 중요한 분기 성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가 2분기에 신규로 유치한 가입자 수(520만명)은 1분기 실적발표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320만명)보다 200만명이나 많을 뿐만 아니라 월가의 예상치(350~400만명)보다도 많았다.
특히 넷플릭스의 안방인 미국에서의 신규 가입자(107만명)보다 해외 가입자(414만명)가 더 많았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120개 국에서 공격적으로 서비스 한 것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증거다.
넷플릭스가 이 같은 성과를 낸 비결은 '볼만한' 콘텐츠를 만들고 자사 플랫폼에서만 독점 공급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2분기에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5'와 '오랜지 이스 뉴 블랙 시즌 5' 등 신작 미드를 공격적으로 선보인 것이 주효했다. '기묘한 이야기', '루머의 루머의 루머(13 Reasons Why)' 등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는 콘텐츠도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봉준호 감독의 넷플릭스 전용 콘텐츠 '옥자'가 한국은 물론 미국과 아시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등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독창적 콘텐츠가 통했던 영향도 컸다. 리스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올해 콘텐츠 제작비에만 60억달러(6조925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이는 올해 넷플릭스의 소프트웨어 및 연구개발 투자비(50억달러)보다 많은 수치다.
넷플릭스의 2분기 성과는 아마존, 훌루, HBO 등과 치열한 콘텐츠 및 플랫폼 경쟁에서 기선을 제압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아마존은 '더 맨 인 더 하이 캐슬' 등 인기 미드와 '맨체스터 바이 더 씨' 등의 영화로 넷플릭스를 맹추격하고 있으
넷플릭스의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날에 비해 0.58달러(0.36%)오른 161.70달러로 장을 마쳤다. 그러나 실적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11%나 올랐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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