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 속 경제난 '심각' 베네수엘라…야권 24시간 전국 총파업 돌입

국제유가 하락 속 경제난 '심각' 베네수엘라…야권 24시간 전국 총파업 돌입



베네수엘라 우파 야권이 정부가 추진 중인 제헌의회 의원 선거를 저지하기 위해 오는 20일(현지시간) 24시간 전국 총파업을 벌이는 등 압박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고 엘 나시오날 등 현지언론이 17일 보도했습니다.

20개 야당으로 구성된 야권 연합 국민연합회의(MUD)는 정부가 개헌을 위해 오는 30일 실시할 계획인 제헌의회 의원 선거는 현 정치 시스템을 재편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술수라고 비판하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야권 지도자들은 그러면서 700만 명 이상이 정부의 개헌 추진에 반대한 데 고무돼 지지자들에게 반정부 거리 시위 강도를 높여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제헌의회 의원 선거를 앞두고 '결전의 시간' 캠페인을 통해 시민 불복종 운동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입니다.

야권 지도자인 프레디 쿠에바라 국회 부의장은 "결전의 시간이 시작됐다"면서 "다음 주에 고조될 투쟁을 준비하고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하루 총파업을 벌여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야권은 전날 야권이 비공식적으로 실시한 개헌 찬반투표에 718만6천170명이 참여해 98%가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습니다. 투표는 법적 효력이 없지만, 정부가 추진 중인 제헌의회 의원 투표를 앞두고 투표 철회의 정당성을 마련하고 정부의 개헌 시도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기획됐습니다.

2015년 총선에서 야권을 지지했던 770만 명이나, 2013년 대선에서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했던 750만 명보다는 적은 숫자라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의견도 일부 있습니다.

중남미 위성방송 텔레수르는 야권이 기대와 달리 투표율이 저조하자 공식 투표 마감 시간인 오후 4시가 지난 뒤에도 밤늦게까지 투표소 문을 열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남성 1명이 수도 카라카스 인근의 저소득층 거주지인 바예스 델 투이 지역에서 3차례 투표를 하는 과정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야권이 발표한 투표결과는 검증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관영통신 AVN은 야권이 투표 이후 상당수의 선거인명부와 투표용지를 불태웠다며 평소보다 짧은 투표 시간 동안 야권이 세운 2천 개의 투표소에 700만 명이 넘는 투표자가 몰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는 선거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야권이 장악한 의회는 아울러 대법관을 새로 임명 제청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확실시됩니다. 대법원은 마두로 행정부에 우호적인 인사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국제유가 하락 속에 경제난을 겪는 남미의 사회주의 맹주국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4월부터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과 조기 대선 등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면서 최소 93명이 숨지고 1천500명이 다쳤습니다.

야권은 마두로 행정부의 독재와 부패, 무능, 퍼주기식 복지정책 탓에 나라 경제가 어려워졌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마두로 행정부는 미국과 영어권 서방 매체의 비호 아래 우파 정치인들과 재계, 보수언론 등 기득권층이 벌이는 경제전쟁과 정치적 반대 탓에 경제난과 정국 혼란이 깊어지고 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