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샤오보가 아내 류샤에게 건넨 마지막 말이 "부디 잘 지내요(live on well)"였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했다.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의식을 되찾는 등 사경을 해메던 그가 마지막 순간까지 아내를 걱정하며 자신이 없어도 잘 버텨달라고 당부한 것이다.
중국 당국의 엄혹한 감시 속에서도 평생 서로의 곁을 지켜온 류샤오보와 류샤의 눈물겨운 러브스토리가 감동을 주고 있다.
류샤오보는 다른 중국 민주화 운동가들처럼 해외로 도망칠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중국의 민주화를 진전시키려면 중국에서 활동해야 한다"며 중국을 떠나지 않았다. 그러던 그가 돌연 마음을 바꿔 먹고 해외 치료를 고집한 것은 류샤의 미래를 걱정했기 때문이었다.
류샤도 자신을 희생하면서 류샤오보를 사랑했다. 류샤는 류샤오보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2010년부터 가택연금을 당하며 건강이 악화된 사실을 류샤오보에게 한참 뒤에 밝혔다고 NHK 등이 보도했다. "감옥에 있는 남편에게 괜한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다"며 수년간 숨겨온 것이다. 최근에서야 류샤는 류샤오보에게 자신의 상황을 털어놨고, 류샤오보는 매우 걱정하며 '아내의 치료를 위해서라도 해외로 가고 싶다'고 출국을 강력하게 희망하게 됐다고 한다. NHK는 류샤오보의 지인을 인용해 "류샤오보는 자신이 죽은 뒤에도 류샤의 가택연금이 계속될까봐 걱정했다"고 했다.
이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면서 류샤를 가택연금 상태에서 해제하고 출국을 허용해야 한다는 국제사회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류샤오보의 마지막 바람대로 류샤가 남은 여생은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중국 당국이 그의 출국을 허락해야한다는 것이다. 슈테펜 자이베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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