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도피해 '시진핑의 오른팔' 왕치산 중앙기율위 서기 등 중국 지도부의 비리 의혹을 폭로하고 있는 중국의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50)에 대해 중국 관영매체가 10일 그의 폭로가 신빙성이 없다는 기획보도를 내보냈다. 오는 11월 공산당 지도부 개편을 앞두고 핵폭탄이 될 수 있는 궈원구이의 입을 막기 위해 중국 정권이 몸이 달은 모습이다.
신화통신은 이날 궈원구이에게 공무용 항공기 정보를 건넨 혐의로 조사를 받는 민항부문 간부들의 증언을 상세하게 공개했다. 통신에 따르면 전 민간항공사 직원 쑹쥔은 "궈원구이가 불법적인 방법으로 항공사 내부의 탑승객 정보를 빼낸 뒤 이를 가공해 폭로하는 데 활용했다"고 증언했다. 쑹쥔은 "궈원구이가 자신을 도와주면 영국에 이민하도록 돕고, 외국에서 유학 중인 딸을 돌봐주겠다며 접근해왔다"면서 "하이난항공의 지인과 함께 2015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146명의 정보를 건넸다"고 털어놨다. 신화통신은 궈원구이가 이런 정보를 왜곡해 지도층에 대한 루머를 만들어 냈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이 이날 새벽시간대에 궈원구이에 대한 장문의 보도를 낸 것은 오는 11월 제19차 공산당 당대회를 앞두고 궈원구이의 폭로가 이어질 경우 지도부 개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당국은 지난 4월에도 관영매체 신경보를 통해 궈원구이와 부패 관리들의 연루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신경보는 당시 이미 비리 혐의로 구속 수감된 마젠 전 국가안전부 부부장이 궈원구이로부터 뇌물을 받고 도움을 줬다고 자백하는 내용을 담은 영상을 홈페이지를 통해 보도했다. 당국은 최근 궈원구이가 지배주주인 판구인베스트먼트 부하 직원들을 사기 대출 혐의로 기소한데 이어 공개재판을 진행함으로써 궈원구이의 폭로 중단을 압박하고 있다.
하이난항공과 왕치산 서기의 정경유착 의혹을 폭록한 궈원구이는 지난달 19일에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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