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를 넘나도는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집으로 가족·친구들을 초대해 '홈파티(Homeparty)'를 여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장기불황 여파로 집에서 알뜰하게 즐기려는 심리가 확대되면서 올 상반기 홈파티족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6일 오픈마켓 11번가에 따르면 가정용 미러볼·LED 네온사인·LED 술잔 등 홈파티 용품의 올 상반기 매출이 급증했다. 집을 마치 클럽이나 노래방처럼 꾸밀 수 있는 미러볼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446% 늘었다. 특히 미러볼에 블루투스 스피커 기능이 있는 '스마트 미러볼'이 큰 인기를 끌었다.
스마트폰에 연결해 노래를 부르면 노래방에 와있는 듯한 효과를 주는 휴대용 미니마이크 매출도 같은 기간 103% 증가했으며, 홈바 테이블(122%), 잔에서 LED 불빛이 나오는 LED 술잔(71%)의 판매량도 늘었다.
집을 아예 바(bar)처럼 꾸미려는 이들도 많아졌다. 이에 LED 네온사인의 매출은 51% 증가했다. 이 제품은 원하는 네온사인 도안을 직접 스케치해 와이어의 색깔, 길이를 선택해 제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LED 네온사인을 걸어놓으면 집안을 분위기 좋은 바처럼 연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집에 있을 때는 남들 눈치 안보고 더 마음껏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미러볼, 미니마이크와 같은 파티용품들이 주목받고 있다"며 "특히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개그우먼 박나래 씨가 집을 바 형태로 꾸민 일명 '나래바'를 공개하면서 홈파티족이 다시 대두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홈파티에서 빠질 수 없는 주류와 안주의 매출의 상승세도 눈에 띈다. 지난달 편의점 씨유(CU)의 냉동안주 매출은 84%, 마른 안주는 22% 신장했다. 맥주와 소주도 각각 47%, 14% 판매가 늘었다.
CU 관계자는 "최근 무더위에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이들이 늘면서 CU도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홈술족(집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을 위해 수입맥주 행사는 물론 고등어구이, 계란말이 등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먹거리 메뉴를 선보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홈파티족이 확산된 이유는 연일 이어진 무더위에 집에서 시원하게 모임을 가지려는 사람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 날씨가 더울수록 실내를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최근 무더위와 장마 때문에 백화점 식당가 매출이 20~30% 늘기도 했다. 폭염에 백화점에서 휴가를 즐기는
장기불황으로 인해 지갑이 얇아지면서 주점 지출 대신 홈술을 택하는 트렌드도 영향을 끼쳤다. 이에 편의점들은 와인과 위스키를 저렴한 가격에 출시하고, 맥주 전문점에서나 접할 수 있던 수제맥주를 선보이는 등 홈술족 공략에 나서고 있다.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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