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홍콩 주권 반환 20주년을 맞아 중국 중앙정부와 관영매체가 '일국 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나섰지만 반환협정 당사자인 영국은 물론 홍콩 야권에서도 중국의 홍콩 통제 강화에 대한 비난이 잇따랐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지난 30일(현지시간) "영-중 공동선언(홍콩반환협정)에 담긴 홍콩에 대한 영국의 약속은 20년 전과 다름없다"며 "영국은 홍콩이 완전히 민주주의적이고 책임 있는 정부 체계를 향해 더욱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존슨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이같이 밝히고 "일국양제 원칙이 미래에 홍콩의 생활방식의 기본을 계속해서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영국 외교부 대변인은 "공동선언은 30여년전 서명 당시만큼이나 오늘도 여전히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영국과 중국이 1984년 체결한 공동선언은 1997년 7월 1일 홍콩을 중국에 반환해 특별행정구를 설치하고 중국은 1997년 이후 50년 동안 홍콩이 기존 민주주의 체계를 유지토록 하는 일국양제 기본 정신을 담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홍콩 문제에 대해 영국이 개입할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중국 외교부 루캉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브리핑에서 영-중 공동선언에 대해 "아무런 현실적 의미가 없는 '역사적 문서'"라고 말했다. 루캉 대변인은 "그것은 중앙정부의 홍콩 관리를 전혀 구속하지 않는다"며 "(홍콩에 대해) 영국은 주권이 전혀 없으며 관계자들은 이런 현실을 알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양측의 이같은 논쟁은 홍콩의 현 체제에 대한 상반된 평가에서 비롯된다. 중국은 홍콩이 '고도의 자치권'을 향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영국 등 서방에서는 중국이 홍콩에서 반(反)중 인사를 직접 연행하는 등 사법권 독립을 위배하고 있다며 우려한다.
주권반환 기념행사와 행정장관 취임식이 열린 1일에도 이런 갈등은 그대로 표출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홍콩에서 열린 캐리 람(60) 행정장관 취임선서식에 참석해 홍콩내 민주화세력과 서방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내보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국가 주권의 안전을 해치는 모든 활동과 중앙 권력 및 홍콩특별행정구 권위에 대한 도전, 홍콩을 이용해 벌이는 중국 본토에 대한 침투, 파괴 활동은 모두 마지노선을 건드리는 것"이라며 "절대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홍콩 젊은이들에게 일국양제 방침과 홍콩의 기반이 되는 중국 헌법을 분명히 이해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반해 데모시스토당 네이선 로 주석과 조슈아 웡 비서장 등은 이날 범민주파 시민단체와 함께 직접민주선거를 주장하며 '7.1 대행진'에 참가했다. '일국양제 거짓말 20년, 민주자치 홍콩 탈환'을 주제로 열린 이날 행진에는 2015년 중국 당국에 강제 연행됐던 홍콩 출판업자 람윙키가 참가해 간암 말기인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의 석방을 요구했다.
한편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일 홍콩과 중국 본토간 채권시장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채권퉁(債券通)'을 공식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우선 외국인이 홍콩을 통해 중국 본토 채권에 투자하는 '베이샹퉁(北向通)'이 3일부터 시험 개통된다. 중국 본토 투자자가 홍콩 채권시장에 투자하는 '난샹퉁(南向通)'은 나중에 개통된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은 3일부터 홍콩을 통해 중국 본토 채권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중국 채권시장 규모는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65조9000억 위안(약 1700조원)으로, 미국과 유럽에 이어 세계 3위다.
채권퉁은 갈수록 상하이에 금융산업 경쟁력이 밀리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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