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해서도 '황당한' 언행을 멈추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0일(현지시간)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백악관에서 열린 국가우주위원회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한국과의 무역협정을 협상하기 위해 아침 시간을 보낸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이 자리에 배석했다"면서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그 무역협정은 만기가 다가온다. 사실 2주전에 만기가 도래했다. 우리는 협상을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FTA는 만기가 없는 협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발언 때도 "지금 한·미FTA 재협상을 하고 있다"며 마치 한미FTA 협상이 현재 진행 중인 것처럼 발언을 해 배석자들과 언론을 혼란케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여러 해 동안 막대한 무역적자로 고통을 받아왔고, 그것이 우리가 20조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이유"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20조 달러는 미국 연방정부 재정적자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무역적자와 재정적자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이를 두고 미국 언론들은 '틀린 설명' '창의적인 주장' '창피한 실수' 등으로 비꼬았다.
한·미 정상회담 직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관례를 깨고 질의응답을 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늘 정상회담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는 양국 기자단으로부터 2개씩 질문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러시아 스캔들, 언론인 막말 등 자신에 대한 불리한 질문이 쏟아질 것을 우려해 아예 질의응답 시간을 생략했다.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 하루 더 워싱턴DC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뉴저지에 있는 별장인 베드민스터로 떠나버린 것도 황당한 행동으로 꼽힌다. 당시 한미 공동성명 발표가 7시간이나 늘어지던 중 트럼프 대통령의 휴가지 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워싱턴에선 '한미 공동발표문이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긴장감까지 고조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1일 특파원 간담회에서 외국 정상을 당황하게 하는 독특한 악수로 악명높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의 악수를 앞두고 고민을 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문 대통령이 악수에 앞서 "한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악수에 관심이 많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악수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악수를 이렇게 하면 이렇게 한다고, 저렇게 하면 저렇게 한다고 비판을 해서 오히려 악수가 더 조심스럽다"고 했다.
한편 '한국이 중국의 일부였다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된 과거 발언을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다. 문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의 오찬 도중 허버트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관련 질문을 하자 "과거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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