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이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북한 핵문제 해결 방안을 놓고 현저한 시각 차가 예고됐으나 큰 이견없이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우려를 씻어냈다고 평가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두 정상이 북한 문제를 다루는 방법에 있어 공통점을 찾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또 "자유무역협정(FTA)과 방위비 분담금을 놓고 이견이 있었지만 이것 때문에 오히려 안보 이슈에서의 의견일치가 돋보였다"고 덧붙였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석좌연구원은 "한·미 양국 정상이 북한에 대한 강력한 조치의 중요성을 한 목소리로 강조했고, 대화를 통한 북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목표라는 점에도 동의했다"면서 "북한문제에 있어 의견이 일치했고 협력 약속이 이뤄졌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다만 향후 한·미 FTA 재협상 문제를 놓고 갈등이 커질 수 있고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구체적인 방법에 있어서 시각차를 보일 가능성을 남은 과제로 지적했다.
중국과 일본 언론들도 한·미 정상회담에 초미의 관심을 보였다.
CCTV와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매체들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희비가 엇갈렸다"고 평가했다. 한미동맹과 북한문제 공조 강화를 재확인한 것은 소득이지만, 무역과 군비 등 이슈에선 이견을 보였다는 것이다.
신화통신은 2일 분석기사를 통해 "문 대통령의 방미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근심도 있었다"고 전했다. 통신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방문에서 구체적인 성과보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우의와 신뢰구축 등 개인관계를 만드는 것을 주요 목표로 했고 이런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이지만 양측은 FTA와 방위비 분담에서 이견을 노출했다고 분석했다.
CCTV는 인터넷판에서 북핵문제에 대해 한미 정상의 입장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대북 제재와 대화 병행을 다시 제안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는 이미 끝났음을 재확인했다는 것이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해외판에서 한국의 전 정부가 사드 배치과정에서 중국과 충분한 협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중국의 우려를 이해한다는 내용의 문 대통령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연설을 소개했다.
일본 NHK방송은 "한미정상회담에서 대북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에는 일치했다"면서도 "사드 문제는 언급하지 않으면서 양국이 입장차를 보였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사설을 통해 "한미 동맹의 중요성은 확인했으나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는 북한에 대한 대응에서 입창차가 좁혀졌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과의 대화는 필요하지만 어디까지나 핵포기가 전제"라며 "앞으로도 대화보다 제재를 우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사히신문은 "한미 양국이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면서도 우선 서로 배려하면서 대화를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언론들은 한·미 정상회담에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서울 =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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