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또 한번 물고 늘어졌다. 월풀은 삼성과 LG가 미국에서 세탁기를 덤핑 판매했다면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청원을 했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제프 페티그 월풀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미국 무역법을 상습적으로 위반한 2개 회사의 유례 없는 행동에 대처한 것이라고 밝혔다. 세이프가드는 수입업체가 제품을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판매해 국내 제조업체가 피해를 받았을 경우 이를 시정하기 위한 보호장치다. ITC가 월풀의 주장을 채택하면 트럼프 행정부에 삼성과 LG에 대한 관세 부과를 권고할 수 있다.
월풀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서 세탁기를 인위적으로 낮은 가격에 판매했으며 미국 정부가 두 업체의 중국산 세탁기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자 관세 장벽을 피하려 베트남과 태국으로 생산을 이전했다고 주장했다.
LG전자 측은 이에 대해 "월풀은 미국 시장에서 LG 같은 선도적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할 능력이 없어서 이번 청원을 낸 것"이라며 소비자의 선택을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반박했다. LG는 미국 업체들이 수입 제품 때문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는 점을 월풀이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은 월풀의 공격 이후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 내 초강경 보호무역주의자로 꼽히는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은 지난 3월 미국 경제정책콘퍼런스 연설에서 월풀의 입장을 대변하듯 삼성과 LG를 지목하며 불공정무역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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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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