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기업인이 중국을 대표하는 전통 무예인 태극권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거액의 돈을 내걸었다.
중국 언론은 6일 천성 톈디식품그룹 회장이 중국 전통 무술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며 1000만위안(약 16억5000만원)을 걸었다고 보도했다.
천 회장이 내놓은 돈은 이종격투기 선수 쉬샤오둥과 태극권 무술인들과의 대결에서 상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총 5차례의 대결에서 이긴 사람은 150만위안(약 2억5000만원)을 가져가며 패자도 50만위안(약 8000만원)을 받게 된다.
쉬샤오둥은 지난달 27일 쓰촨성 청두에서 열린 대회에서 태극권 강사 웨이레이를 상대로 20초도 안돼 KO패 시킨 인물이다. 기세등등해진 쉬샤오둥은 "(중국 무술은) 시대에 뒤떨어졌고 실전 가치가 없는 사기"라고 깎아내리며 전통 무술 연마자들을 분노케 했다. 쉬샤오둥은 소림사 출신의 무술대회 챔피언과 마윈 알리바바 회장의 경호원 등을 상대로 '도장 깨기'에 나선 상태다.
쉬샤오둥의 도발에 쓰촨 지역 전통무술 고수들이 앞다투어 도전장을 내밀기 시작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우슈 금메달리스트인 친리쯔를 포함해 10여명의 무술인들은 최근 성명을 통해 "쉬샤오둥의 도발엔 조작 혐의가 있으며 중화민족과 중국 무림문화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천 회장은 "중국 무술은 긴 역사를 갖고 있고 지금도 태극권을 신체 단련에 활용하는 사람이 수천만명에 이를 정도로 가치있는 것이다"라며 "이를 어찌 가짜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분노했다. 이어 "쉬샤오둥이 중국 전통문화에 도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기를 바란다"며 "쉬샤오둥이 이기면 당연히 상금을 가져갈 수 있다"며 대인배스러운
천 회장은 베이징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졸업 후 공직에서 일하다 회사를 차려 광저우 지역에서 돼지고기 유통과 음료 사업으로 성공한 사업가다. '돼지고기 대왕'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유명한 천 회장이 공직을 그만 두고 정육업자가 됐다는 소식에 인재 낭비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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