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봉·최고령 등정 기록을 경신한다는 일념으로 나아가던 스타 산악인이 고지를 눈앞에 두고 세상을 떠났다.
7일 BBC방송 등에 따르면 올해 86세인 네팔 산악인 민바하두르 셰르찬은 전날 오후 에베레스트 등반을 위해 베이스캠프에 머물던 중에 숨졌다. 사망 원인은 자세히 전해지지 않았다. 셰르찬은 2008년 5월 76세 나이로 세계 최고봉인 8848m 에베레스트에 올라 최고령 등정자로 기록됐지만, 일본 산악인 미우라 유이치로가 80세의 나이로 2013년 5월 등정에 성공하면서 기록을 빼앗겼다. 셰르찬은 지난 3월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겠다고 선언한 이후 등정을 코앞에 두고 있었다.
셰르찬은 마지막 도전을 앞두고 열린 지난 3월 기자회견에서 "에베레스트만 생각하면 16살이 된 것 같다"며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의 기록을 깨기 위해 도전에 나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이는 성공의 장애물이 아니라며 등반에 성공해 젊은이뿐만 아니라 노인들의 자존감을 북돋우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당시 그는 수개월 동안 훈련하는 과정에서 호흡에 문제가 없었고 혈압도 정상이었다고 설명했다.
셰르찬은 1931년 네팔 미아그디에서 태어났다. 고산 지대에서 나고 자란 까닭에 산소 흡입이 어려워지는 고산 질환을 전혀 겪지 않는다는 게 장점이었다. 셰르찬은 히말라야에 오르려는 스위스 탐험대의 네팔 정부 연락관으로 임명되면서 1960년 고산 등반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73세이던 2003
한편 셰르찬은 2015년 한 차례 기록 탈환을 계획했으나 그해 4월 네팔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 때문에 일정을 연기했다. 당시 7800여명의 사망자를 낸 네팔의 대지진 때문에 에베레스트도 큰 눈사태를 겪으며 등반 환경이 불안해졌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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