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정부가 29일 오전(현지시간) 온라인 백과 '위키피디아(www.wikipedia.org)' 접속을 전면 차단했다.
B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터키 전역에서 언어에 무관하게 위키피디아 웹사이트에 접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터키 정부는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을 접속 차단의 이유로 들었다. 주무 부처인 터키 정보통신기술청(BTK)은 "기술 분석과 법적 검토를 거쳐 해당 웹사이트를 잠정 차단했다"고만 밝혔지만 BTK의 상위 기관인 교통해양통신부는 '테러 행위 지원'을 구체적인 이유로 지목했다.
알 자지라에 따르면 터키 정부는 위키피디아에 대해 "테러 세력과의 싸움에 동참하는 대신 그들에 동조해 터키 정부에 대해 흑색선전을 일삼기 시작했다"고 비난했다. 터키 친정부 매체 '데일리 사바'는 "터키 교통해양통신부 장관이 '위키피디아가 터키를 비방하려는 세력의 정보원이 되고 있기 때문에 차단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터키 법에 따르면 외설적인 내용을 담고 있거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터키 정부는 웹사이트 접근을 차단할 수 있다. 터키 정부는 이 법에 근거해 지난해 쿠데타 진압 후 논란이 일 만한 대규모 구금에 나서거나 대형 테러가 발생했을 때 수시로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를 일시 차단한 바 있다.
서구 언론들은 이번 조치가 또다른 언론 탄압 사례라고 비판했다. 이번 조치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개헌 국민투표 관련 게시물에 대한 접근 차단이 주요 목적이라는 분석
워싱턴포스트(WP)는 이와 관련, "에르도안 관련 항목에는 그의 리더십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며 "국민투표 관련 게시물에는 언론통제와 개헌 반대파에 대한 탄압 등 터키 정부가 광범위한 선거 부정을 저질렀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지적했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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