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 알렉산다르 부치치 현 총리(사진)가 2일(현지시간)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다.
부치치 총리의 대선 승이로 발칸 전역에서 러시아의 세력이 확장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대선 1차 투표 직후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 부치치 총리는 58%를 득표해 결선 투표 없이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치치 총리는 야권 분열로 11명의 후보가 난립한 덕분에 1차 투표에서 낙승이 예상됐다. 세르비아 대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 후보자가 없으면 2주 뒤 상위 2명의 후보가 결선 투표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치른다.
부치치는 선거종료 직후 여당 당사에 모인 지지자들을 향해서 "나의 승리는 수정처럼 투명하게 드러났다. 오늘은 세르비아가 어느쪽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날이다"라고 승리를 기정사실화했다.
포퓰리즘 성향의 세르비아 혁신당(SNS) 대표로 2014년 4월부터 총리를 맡고 있는 부치치 총리는 당선이 확정되면 임기 5년의 대통령직으로 자리바꿈을 하게 된다. 1990년대 옛 유고슬라비아 연방을 수십만명이 사망하는 내전으로 몰고간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정권에서 정보부 장관을 지낸 부치치 총리는 내전이 끝난 뒤 유럽연합(EU) 가입을 밀어붙이는 등 친(親)서방 개혁주의자로 변신했다.
하지만 그는 선거 직전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전투기, 장갑차와 탱크 등의 지원약속을 받아냈다.
부치치 총리가 지지자들에게 "세르비아 국민 대다수가 유럽의 길을 계속 걷는 한편 러시아, 중국과의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유지하길 바란다"고 말한 점은 러시아와의 결속 강화를 공식 표명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그가 속한 SNS는 국민들의 여론 흐름을 추종한다는 점에서 이를 뒷받침한다. 세르비아가 EU 가입을 갈망하고 있지만 코소보와의 갈등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세르비아인들에게 러시아는
더욱이 최근 발칸반도 내 불가리아, 몰도바 대선에서 친러 정당이 당선되며 러시아가 발칸반도에서 거침없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점도 세르비아의 향후 외교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지점이다.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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