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총선의 막이 올랐다. '유럽 선거의 해'로 불리는 올해 네덜란드는 유럽 대형 선거의 첫발을 떼는 것과 동시에, 극우 포퓰리즘 돌풍을 예견할 수 있는 가늠좌로 여겨져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반(反)유럽연합(EU)을 기치를 내건 극우인사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가 이끄는 자유당(PVV)의 선전 여부는 프랑스 대선과 독일 총선에서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어서 유럽이 숨죽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선거 결과는 한국시간 16일 오후 1시께 나올예정이다.
이날 네덜란드에선 4년 임기의 하원의원 150명을 선출하는 총선거 투표가 열렸다. 대표적인 다당제 국가인 네덜란드의 이번 총선에서는 모두 28개 정당에서 1114명의 후보를 등록, 7.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총선 하루 전날인 14일 네덜란드 선거분석기관 페일링 베이저르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마르크 뤼테 현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유민주당(VVD)은 전체 150석 가운데 24~28석을 얻어 제1당 자리를 유지할 전망이다. 하지만 VVD가 지난 2012년 총선에서 41석을 차지했던 점을 감안하면 '참패'가 아닐 수 없다.
PVV는 19~22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돼 원내 제2당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PVV는 올초까지 제1당 지위가 확실시되는 듯 보였지만 총선이 다가올수록 극우 정책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면서 지지율이 내리막을 걷고 있다. 비록 PVV가 제1당을 차지하지 못하고, 빌더러스가 총리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원내 2당 당수로서 빌더러서의 정치적 영향력을 커질 수밖에 없다. 향후 네덜란드 정국의 혼란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네덜란드인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진 것이 VVD 지지 하락과 PVV의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서민들은 EU 압박으로 뤼테 정권이 도입한 긴축정책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발더러스 돌풍'은 의미심장하다는 지적이 많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급격히 퍼지고 있는 극우 포퓰리즘의 위력이 반이민 바람을 타고 유럽에서 거세게 불고 있기 때문이다.
PVV에 대한 민심이 확인되면 오는 4월부터 대선을 치르는 프랑스와 9월 총선을 앞둔 독일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프랑스 대선은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의 결선 진출이 유력하고, 독일도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
유럽의 극우정당은 이슬람 급진주의 테러, 난민 대량 유입으로 인한 안보 위기가 불거진 가운데 세력을 키웠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EU 회의론이 커진 것도 극우파의 자양분이 됐다.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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