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금리인상' 이후의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어디로 향할까. 15일(현지시간) 또 한번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0.75~1.00%가 돼 사실상 1% 금리 구간에 진입하게 된다. 초저금리 시대의 종언을 고하는 연준의 향후 행보에 따라 세계금융시장과 각국의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월가가 연준을 주시하는 3대 관전 포인트는 금리인상 속도, 보유자산 축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옐런 연준 의장 사이의 불협화음 가능성이다.
시장의 관심은 3월 인상이 아니라 미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몇 차례 올릴 것인지와 인상 간격에 쏠려 있다.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주요 투자은행(IB)들 중 HSBC(연 2회)를 뺀 대다수 IB들이 3회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3월 인상은 '만장일치'로 이견이 없었고 9월과 12월에 추가 인상할 것으로 내다본 IB들이 많았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2월 고용지표가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호조세를 보이자 올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3월, 9월, 12월에서 3월, 6월, 9월로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경제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6월 회의 때 추가로 금리인상이 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가능성이 낮아 보였던 연 4회 인상 관측 역시 점차 부상하고 있다.
미 경제전문방송 CNBC가 경제 전문가를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올해 세차례 인상을 점친 응답자는 60%에 달했고 네차례 인상을 예상한 응답자도 25%를 기록했다. 올해 세차례 인상 땐 미국의 기준금리가 1.25~1.5% 구간이 된다. 한국의 기준금리(1.25%)가 올해 동결된다고 가정하면 한·미 정책금리가 역전되는 것이다. 잭 클라인헤즈 미 전국소매연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세차례의 금리인상은 무난할 것이며 감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연준이 마냥 가속페달을 밟을 수는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독일·프랑스 선거 등 유럽발 정치리스크와 트럼프 경제활성화 정책의 진행 추이에 따라 경제 흐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금리인상의 '멍석'이 매번 깔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연 3.5~4%의 성장 촉진을 외치는 트럼프 대통령과 경기 과열을 걱정하는 옐런 의장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는 점은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다. 연준이 시장의 당초 예상보다 몇달 빨리 금리의 고삐를 당기는건 연준의 금리인상 잣대인 고용과 물가가 목표치에 육박할 만큼 건실하기 때문이다. 올 2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일자리 증가수는 23만5000건으로 시장 전망치를 크게 상회했고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9%나 상승해 연준의 물가 목표치 2%에 바짝 근접했다.
옐런이 '지표 의존적' 의사 결정을 고수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생각은 다르다는 분석이 많다. 잇따른 금리인상이 자칫 경기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고 강달러를 자극해 미국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2월 임기가 만료되는 옐런 의장을 연임시킬 의사가 없음을 수차례 피력했고 옐런 의장은 중도 사퇴는 없다면서 '마이웨이'를 외치고 있어 둘간의 불협화음이 계속될 공산이 크다.
시장에 민감한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변수는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 시점이다. 연준이 채권 재투자를 축소하기 시작하면 시장은 적잖은 충격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준은 파격적인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들었고 미 국채와 주택담보증권(MBS) 등 대규모 채권 매입의 여파로 보유자산이 4조5000억달러 수준까지 부풀었다.
옐런 의장은 지난 2월 "경제가 회복력을 보유하고 금리가 적절한 수준이라는 믿음이 생기면 대차대조표 축소를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금리 결정 의결권을 가진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정책금리가 1% 수준이 되면 보유채권 재투자 중단을 고려해야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올해 연준 보유자산 축소를 위한 가시적인 행보에 나서야 한다.
시장에선 대체로 2018년 초중반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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