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을 방문한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유력 대선후보 마린 르펜 대표가 히잡(이슬람권 여성이 머리에 쓰는 스카프)을 쓰라는 요구를 거부하고 이슬람 성직자와의 회담을 취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종교단체는 "무례한 행위"라며 르펜을 비난했다.
르펜 후보는 21일(현지시간) 레바논 이슬람 수니파의 최고 지도자 셰이크 압델 라티프 드리안과의 회담에 앞서 드리안 측으로부터 자신의 머리카락을 가릴 흰색 스카프를 전달받고 논쟁 끝에 회담을 전격 취소하고 회의장을 떠났다. 이슬람 율법은 여성들에게 외출 시에 머리 부분을 히잡 등으로 가리도록 하고 있다.
그녀는 성명을 통해 "앞서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도 회담이 예정대로 진행되자 나의 요구를 받아들인 줄 알았다"며 "그들은 나에게 히잡을 강요하려고 했다"고 비판했다.
르펜은 과거 이집트의 수니파 이슬람교 최고지도자와 면담할 때도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적이 있다. 평소 이슬람교에 적대적인 의견을 공공연하게 밝혀온 르펜은 프랑스 내 무슬림들을 염두에 두고 '라이시테(프랑스 헌법이 규정한 정교분리와 세속주의의 원칙)'의 확대 적용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오는 4월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레바논 방문을 통해 중동 내 기독교도 수호자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부각시키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드리안측은 반박 성명을 통해 "스카프를 둘러야 한다는 것을 르펜 보좌관에게 전했다"며 르펜 대표의 부적절한 행동에 유감을 표했다.
한편 프랑스 공화당 대선후보인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가 부인을 보좌관으로 등록해놓고 부당하게 월급을 챙겼다는 '세비(稅費) 스캔들' 이후 처음으로 지지율이 반등했다.
21일 프랑스 여론조사 결과 후보별 지지도는 르펜이 27%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피용이 20%로 2위를 기록했다. 중도신당 후보 에마뉘엘 마크롱전 경제장관은 17%로 3위에 그쳤다. 4월23일 치러지는 대선에서 과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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