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교·안보 사령탑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트럼프 정권에서는 역할의 무게중심이 외교에서 안보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언론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NSC 핵심기구인 장관급 회의의 수장이 과거에는 국가안보보좌관이었으나 트럼프 정부 들어서는 국가안보보좌관과 국토안보보좌관 2인 체제로 변경됐다. 외교를 담당하는 국가안보보좌관의 역할을 줄이고 국내 안보를 담당하는 국토안보보좌관의 비중을 격상시킨 것이다.
또 과거에는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합참의장이 NSC 장관급 회의 당연직 참석자였으나 트럼프 정부에서는 필요에 따라 초청하는 대상으로 강등됐다. 반면 대통령 수석고문과 국가안보부보좌관, NSC사무국장 등 트럼프의 측근 인사들이 고정 참석자에 포함됐다.
특히 스티브 배넌 수석고문은 논란을 빚은 무슬림 7개국 입국금지 행정명령의 틀을 잡은 인사로 지목되면서, 향후 NSC의 역할이 안보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해외 문제보다 국내 이슈에 주력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과도 일치한다.
또 강경파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NSC에 대거 배치됨에 따라 향후 대북정책에 있어서도 대화와 타협을 중시했던 과거와 달리 고강도 제재와 압박 등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NSC 구성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극우 성향의 최측근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고문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을 NSC 상임 구성원 명단에 새로 포함시켰다. 측근을 배치해 NSC를 대통령 직할체제에 둠으로써 향후 NSC가 미국 안보정책의 중심에 설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이밖에 NSC 상임 구성원은 대통령, 부
통상 NSC회의는 중요한 사안이 있을 경우 비정기적으로 개최되고 있으나 NSC 장관급회의는 매주 2차례 이상 열린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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