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정부가 미얀마군의 탄압을 피해 국경을 넘어온 로힝야족 난민들을 해적이 들끓고 홍수가 빈발하는 외딴섬에 가두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AFP통신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정부가 수만 명의 로힝야족 난민들을 미얀마로 송환하기 전 벵골만의 텐가르 차르 섬으로 보낼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텐가르 차르는 10년 전 메그나강 퇴적물로 형성된 섬으로 60만명 인구가 사는 하티야 섬에서 3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는 작고 열악한 지역으로 지대가 낮아 만조 때마다 홍수가 생기지만 홍수 보호 장치는 물론 제대로 된 도로도 없는 곳이다.
이런 무인도에 난민을 이주시킨다는 계획에 대해 현지 관리들은 무리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인근 해상에 파도가 높아 겨울철에만 접근할 수 있으며 해적들이 들끓는데다 몬순 강우가 시작되면 홍수가 빈발해 사람이 살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정부 관리는 "몬순 기간에는 완전히 물에 잠기는 곳이다. 사람을 그곳에 보낸다는 건 끔찍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방글라데시는 이미 지난 2015년에도 난민들을 이곳으로 이주시키려했으나 난민과 유엔기구 등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 등의 난민촌에는 이미 23만명에 이르는 로힝야족 난민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부분 불교도가 주류인 미얀마에서 핍박과 차별을 당하다가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은 사람들이다.
특히 미얀마 군부가 지난해 10월9일 경찰 9명이 사망한 사건을 로힝야족의 소행으로 보고 보복 조치를 강화하면서 방글라데시 국경을 넘는 로힝야족의 수는 더욱 늘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 OCHA)는 지난해 10월9일부터 이달 5일까지 방글라데시 난민 수용소에 입소한 로힝야족 난민은 6만5000명에 달한다고 발
그러나 방글라데시 정부는 국경을 넘는 난민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을 우려해 극히 일부인 2만9000여명에게만 난민 등록을 허용했다.
현재 방글라데시 정부는 미얀마 정부와 함께 국가관리위원회를 구성해 로힝야족 난민의 신원을 확인하고 송환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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