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를 불문하고 꾸준히 인기를 끌어온 게임 '팩맨'의 개발자 나카무라 마사야가 항년 91세로 별세했다.
지난달 30일 NHK방송,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게임·완구업체 반다이남코는 나카무라 남코 창업자 겸 명예고문이 지난달 22일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일본 게임업계의 대부였던 나카무라는 1955년 요코하마의 유명 백화점 마쓰야 옥상에 남코의 전신인 '나카무라제작소'를 열어 개인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집안 곳간에 방치된 목마 2대를 흔들목마로 개조해 한 번 탑승하는데 5엔(약 50원)을 받으며 장사를 시작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의 경기 회복으로 오락 수요가 급증하면서 나카무라의 사업도 성공가도를 달렸다. 나카무라는 1960년대 도쿄 미쓰코시백화점에 자동차 모형과 트랙을 마련해 백화점 옥상에서의 '놀이공원 성공 신화'를 이어갔다.
나카무라가 게임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은 1974년부터다. 미국 게임업체 아타리의 일본 법인을 인수하고 소프트웨어 기술자를 고용해 비디오 게임 제작에 나섰다. 남코는 슈팅게임인 '갤럭시안'으로 큰 인기를 끈 뒤 1979년 미국 미드웨이게임스에 매각하면서 큰 수익을 얻었다.
나카무라가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이듬해인 1980년 아케이드 게임 '팩맨'을 출시하면서부터다.
입이 달린 노란색 원형 캐릭터가 유령을 피해 미로를 오가며 먹이를 먹는 단순한 게임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를 얻었다. 팩맨은 출시 이후 100억 번 넘게 플레이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동전 주입식 게임'으로 기네스 세계 기록에 이름을 올렸다. 게임 뿐만 아니라 팩맨 캐릭터를 이용한 각종 상품과 애니메이션도 인기를 얻으면서 나카무라는 '팩맨의
당시 나카무라는 인터뷰에서 "팩맨이 이처럼 크게 성공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야구로 치면 1루타는 아니고 2루타 정도는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2002년 현역을 은퇴한 나카무라는 이후 2005년 남코가 완구업체 반다이와 합병하면서 회사의 명예고문을 맡아왔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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