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플래시 메모리 2위 업체인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을 분사 시키기로 했다. 낸드플래시 원조 격인 도시바가 분사 이후 투자를 받아 개발에 집중한다면 경쟁력이 크게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도시바는 낸드플래시를 포함한 반도체 사업을 분사한다고 발표했다. 도시바 이사회는 반도체 사업을 분사하고 외부 투자를 받는 방안을 승인했다. 이사회의 승인은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결정한다. 도시바는 분사 후 신설회사의 지분 20%가량을 매각하고 확보한 자금으로 재무구조를 강화할 계획이다. 미국 원자력 사업에서 엄청난 손실을 낸 데에 따른 대응책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낸드플래시 원조 격인 도시바가 자금 문제를 털고 투자와 개발에 집중한다면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로 모바일 기기의 저장 장치로 쓰인다.낸드플래시는 D램과 더불어 메모리 반도체의 양대산맥을 이룬다. 반도체 사업에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면 낸드플래시 1위 업체 삼성전자와 기술 격차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도시바는 한때 삼성전자와 선두를 다투며 낸드플래시 시장을 주도한 업체다. 낸드를 발명했고 2D 낸드에서는 높은 수준의 공정 경쟁력을 가졌지만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수직으로 적층하는 3D 분야에서 앞서 나가며 도시바를 따돌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도시바는 분사로 더 많은 유연성과 자금 능력을 갖추게됨으로써 낸드플래시 생산 능력과 스토리지 제품 개발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IHS테크놀로지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시장은 삼성전자가 압도적인 점유율 36%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 3위인 도시바와 웨스턴 디지털이 손을 잡을 경우 합계 점유율은 35.4%로, 삼성전자와는 1%포인트 내로 줄어든다. 4위는 마이크론(11.4%), 5위는 SK하이닉스(10.7%)다.
이번 도시바 분할 회사의 유력한 인수 대상자로는 미국 하드디스크 기업 웨스턴디지털(WD)이 꼽힌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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