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이 임기를 20일 남기고 마지막으로 러시아에 초강경 제재를 가했지만 정작 푸틴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밀월은 더 강도를 높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3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푸틴의 (미국의 제재에 반격을 하지 않겠다는)결정은 훌륭한 선택"이라며 "푸틴이 역시 똑똑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강력 제재를 내놨지만 푸틴 대통령은 이날 곧바로 이에 대한 맞대응은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푸틴은 크렘린궁 성명을 통해 미국측의 제재에 대해 "우리는 미국 외교관들 어느 누구도 추방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기초해 향후 양국관계 회복을 위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결국 푸틴은 오바마의 조치를 꾹 참고 미국과의 정면대결을 피해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까지 기다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트럼프와 푸틴의 밀월이 계속 이어질지는 분명하지 않다. 이로인해 트럼프 당선인은 푸틴 대통령의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러시아로서는 오는 20일 취임하는 트럼프가 행정명령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내린 러시아 제재를 해제해 달라고 공개 요청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푸틴 대통령이 성명에서 "본국으로 돌아오는 러시아 외교관들이 새해 휴가를 집에서 가족·친지들과 보낼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 외교관들이 조만간 미국으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선뜻 러시아의 뜻에 따라 제재를 해제하기에는 미국의 여론이 간단치 않다.
미국 연방의회 상원은 행정부와 별도로 포괄적 러시아 제재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인 벤 카딘 의원이 법안 발의계획을 밝혔고 상원 정보위 차기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 의원이 동조했다. 민주당 뿐만 아니라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 등 공화당 인사들도 러시아 제재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오바마 대통령의 러시아 제재를 무작정 뒤집기가 쉽지 않다.
상원 군사위원회는 특히 오는 5일 러시아 해킹 의혹 관련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미온적인 트럼프 당선인의 태도를 강력 비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러시아의 해킹사건에 대해 "말도 안되는 얘기" "그런 일이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해 왔으며 오바마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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