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테흐스 사무총장 |
구테흐스 총장은 1일 신년사를 발표하고 첫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평화를 위한 호소'라는 제목의 신년사에서 "새해의 첫 날을 맞아 모두가 나와 함께 공통된 새해 소망을 결심해주길 부탁한다"며 "모든 시민과 정부, 리더들이 서로의 차이점을 극복하고자 노력할 수 있는 2017년을 만들자"고 말했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첫 날을 시작하는 그의 마음 가장 깊은 곳에 남아 있는 것은 "전쟁과 갈등으로 인해 고통받는 수백만명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에 대해 언급하며 "평화가 우리의 마지막 목표이자 규범이 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현재 구테흐스 총장은 시리아 내전, 예맨, 남수단, 리비아의 분쟁과 전 세계적인 테러 위협 및 기후변화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하는 국면에 처해있다.
여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관계 설정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구테흐스 총장과 트럼프 당선인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트럼트 당선인은 '미국 제일주의'를 강조하며 취임 후에는 "유엔의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국과 유엔과의 관계가 예전처럼 '호의적'이지는 않을 것임을 알린 것이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유엔 안보리가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정착촌 건설을 중단하라는 결의안을 채택하자 트위터를 통해 "유엔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었지만 현재는 그저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하고 좋은 시간을 보내는 클럽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트럼프 당선인과의 만남을 추진했지만 트럼프 측 거부 의사에 따라 좌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존 볼턴 전직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구테흐스가 전임자들처럼 '세속 교황'이 되려고 할 경우를 가정하며 "트럼프 정권에서는 구테흐스 총장이 조만간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테흐스 총장이 트럼프 당선인을 무시하기에는 유엔 내에서 미국의 중요도가 지나치게 크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의 이사국일 뿐만 아니라 일반 예산의 22%, 평화유지 예산의 25%를 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테흐스 사무총장도 "가능한 빨리 트럼프 당선인을 방문하겠다"며 "미국은 유엔 활동에 있어 가장 근본이 되는 나라"라고 강조한 바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포르투갈 출신 정치인으로, 오랫동안 유엔에 몸 담은 사람이다. '난민 전문가'로 불리기도 한다. 구테흐스 총장은 2005년~2015년 10여 년 동안 유엔난민기구의 최고대표를 지내면서 사무국 인원을
유엔의 개혁 바람도 예고되고 있다. 구테흐스 총장은 지난해 12월 13일 취임 선서에서 "유엔은 변화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더 빠르고 효율적이고 효과를 내는 기관으로 만드는 데 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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